뚱뚱한 아이들, 어른 돼도 비만 가능성 80%…"식사·운동 등 생활습관 고쳐야" [김정은 기자의 생생헬스]
입력
수정
지면A20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가 중요
허벅지 살 트면서 백색 줄무늬
사타구니 주름 검게 착색되면
당뇨병 위험까지 높아졌단 신호

코로나·운동 및 수면 부족 영향

소아청소년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는 식습관과 운동 부족 같은 환경적 영향이 크다. 특정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증후성 비만은 1%도 안 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소아청소년의 BMI를 비롯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를 주도한 김은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신체활동 감소, 디지털 사용기기 증가, 배달음식 섭취 급증, 수면시간 감소 등 비만 위험도가 높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모가 비만이라면 자녀의 비만 위험도 커진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원이 실시한 소아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 조사에서 부모의 BMI가 아이들의 BMI를 변화시키는 유의미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비만 직결…대사질환 합병증
뚱뚱한 아이들은 커서도 계속 뚱뚱할 가능성이 80%에 달한다. 합병증을 겪을 확률도 높다. 서지영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고지혈증과 고혈압, 지방간 등 성인병 및 대사질환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성인형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2차 성징이 빨라져 사춘기가 일찍 나타날 뿐 아니라 성장판이 조기 폐쇄돼 성장이 멈추며, 몸무게를 지탱하느라 관절 통증도 생긴다. 또래집단에서 왕따, 자존감 저하를 겪는 등 사회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대한비만학회 지침에 따라 국내 소아비만의 표준치료법은 식사와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우리와 달리 아동비만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는 투약과 시술·수술 등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는 새 치료 지침을 내놨다. 우리도 소아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신체 계측과 혈액 검사, 영양 평가 등을 통해 비만 원인을 찾고 심할 경우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성장이 멈춘 게 아니므로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성장에 도움 되는 단백질 및 칼슘을 많이 함유한 음식 위주로 섭취하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키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비만이 해소될 수 있다. 다만 단기간 무리가 가는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