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들 17마리 물고문…40대 공기업 직원의 만행

동물보호법상 최고 형량 징역 3년 구형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40대 공기업 직원이 입양한 반려견 수십마리를 고문해 잔인하게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동물을 잔혹하게 죽인 혐의로 A씨에게 동물보호법상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A씨는 2020년 10월부터 1년여 동안 반려견 최소 17마리를 고문하거나 죽이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가 학대한 반려견들은 모두 푸들 종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범행 이유를 묻자 A씨는 "아내와 불화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내가 기르던 푸들만 골라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국 각지에서 소형견을 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공기업 신분을 내세우는 등 개 주인들을 안심시키고 입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견이 학대로 사망하면 "잃어버렸다", "사고가 났다"는 등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경찰에 따르면 그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실종 전단을 만들고 사고 경위를 구체적으로 꾸미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A씨의 태도를 수상하게 여긴 개 주인들이 동물보호단체에 알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색견과 기동경찰대를 동원해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를 수색한 끝에 앞마당에서 반려견 사체 12마리를 발견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샤워기 호스를 이용해 반려견에게 강제로 다량의 물을 먹이는 등 이른바 '물고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과 약을 억지로 먹이거나 가위로 머리와 몸통을 찌르는 행위도 저질렀다.또, JTBC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에는 '물을 먹이고 기절한 강아지를 깨우는 행위를 반복해 죽게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해당 반려견들을 A씨에게 보낸 견주들과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공소장에 확인된 17마리 외에도 A씨가 입양한 푸들이 10여 마리가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