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2.6兆 '최악 적자'…1년 만에 5.6배나 폭증

증권사 예상치보다 1兆 많아
지난해 연료비 등 37兆 증가
가스공사는 미수금 8.6兆
한국전력이 지난해 3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증권가 예상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어닝 쇼크’이자 국내 기업 사상 최악의 적자다. 국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급증했지만 한전이 가정과 공장에 파는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 영향이다.
한전은 24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1조2719억원, 영업적자 32조60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적자는 전년(5조8463억원)의 5.6배로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지난해 31조465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보다 1조1300억원가량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특히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적자가 10조7670억원에 달했다. 작년 1분기에 기록한 종전 최대 분기 적자(7조7869억원)보다 많다.

지난해 한전 매출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연간 세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 덕분에 전년 대비 10조5983억원(17.5%) 늘었다. 그러나 영업비용이 이보다 훨씬 많은 37조3552억원(56.2%) 증가했다. 연료비가 전년 대비 15조1761억원 늘었고, 민간 발전사에서 사오는 전력구입비도 20조2981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전기요금은 11.5% 올랐다. 한전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민 부담을 고려하면서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해 전기요금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말 주택용·영업용 가스요금 미수금(요금 억제로 받지 못한 대금)이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증가 등을 반영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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