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캠프] 대표팀의 보루 좌완·'옆구리' 투수 컨디션 괜찮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B조 1라운드 개막을 12일 앞두고 한국 야구대표팀의 명운을 결정할 투수들의 컨디션이 최대 화두에 올랐다.

특히 그간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을 좌우한 왼손 투수와 사이드암 투수의 페이스 올리는 속도가 더뎌 우려가 나온다.
대표팀 투수 15명 중 좌완은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이의리(이상 KIA 타이거즈), 김윤식(LG 트윈스),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5명이다.

'옆구리 투수'는 고영표(kt wiz)와 정우영(LG) 두 명이며 밑에서 던지는 언더핸드 투수는 없다.

불펜 투구와 세 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김광현과 양현종 두 베테랑 투수는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는 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의 컨디션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특히 '영건' 대표주자 구창모와 이의리가 고전 중이다.

구창모는 20일 KIA와의 두 번째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 한 데 이어 24일 kt와의 경기에서도 1이닝 3피안타 2볼넷으로 부진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불펜에서는 구창모의 공이 좋은데 실전에서는 그러하지 않다"고 걱정했다. 공인구에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코치진은 해석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제용 스타로 발돋움한 이의리도 홈런 한 방을 맞는 등 평가전 두 경기에서 2이닝 2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24일 kt를 상대로 3이닝 무실점한 고영표는 이강철 감독에게서 "지난해 가장 좋았던 모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박한 평가를 들었다. 현재 대표팀 투수 중 두 경기에 등판해 가장 많은 투구 수(59개)를 기록한 고영표는 한국이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3월 9일 호주와의 1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투수다.

마운드 허리에서 힘을 보태야 할 정우영도 두 번의 평가전에서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등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큰 기대를 받는 왼손, 옆구리 투수와 달리 우완 정통파 투수들의 공은 좋은 편이다.

곽빈·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소형준(kt), 고우석(LG) 등은 연일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안정된 제구를 뽐내 그나마 이 감독에게 위안을 준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투수는 3∼4명으로 추릴 것이며 단기전인 만큼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들로만 대회를 치르겠다는 대원칙을 공개했다. 대회 개막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선수들의 기량을 시험할 평가전도 LG(2월 26일), SSG(3월 3일) 두 번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 감독과 코치진이 마운드 운용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