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신임 국수본부장, 아들 학폭 논란에 사의…"중책 수행 어려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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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장 지원 철회"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에 새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자녀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정순신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선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수본부장에 정 변호사를 임명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동급생에게 지속해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야당에선 이를 두고 크게 반발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대통령에게 염치와 공감능력이 있다면, 정순신 본부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한마디로 '더 글로리' 현실판"이라며 "아빠가 법조계라 재판 걸어도 이긴다며 지속적으로 가해를 일삼은 정순신 아들의 학폭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대처과정에 법조 권력을 동원해 아들을 변호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정의당은 정순신 본부장 임명을 반대한다"고 했다.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달 동안 언어폭력을 가했다. 이에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산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부모로서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만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전학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변호사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국가수사본부는 문재인 정부 때 이뤄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년 1월 신설된 조직이다. 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의 각종 수사를 총괄하며 약 3만명의 수사 경찰을 지휘하는 경찰 핵심 수뇌부 중 하나다. 계급도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