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액티브] 봄기운 완연한 대학가에 '코로나 학번'이 설 자리는?

대학가 새내기 맞이 행사…지켜만 보는 2020년·2021년 입학생들
취업 준비, 군대, 고학번 취급으로 학과 행사 참여도 못 해
경험도, 성장도 부족하다는 사회적 인식…"박탈감 든다"

"새내기 배움터도 MT도 아무것도 못 했는데 군대 갔다 오니까 고학번이 돼버려 속상했어요. "
고려대학교에 20학번으로 재학 중인 A(23)씨는 새내기 맞이 행사가 진행 중인 대학교 분위기가 낯설다.

A씨가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새내기 배움터를 비롯한 행사가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A씨는 "비대면 생활을 이어가다 2021년 9월에 입대해 이번 학기에 복학하지만 학교 행사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동기들이 행사에 많이 참여한다면 같이 가겠지만 지금은 동기들도 군대에 가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라 바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입학해 비대면 대학 생활을 보냈던 20~21학번을 '코로나 학번'으로 부른다.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당시 학교에 가지 못해 주변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취업 준비 등에 대한 선배의 조언도 듣지 못했고 동기들과 즐길 수 있는 새내기 생활도 없었다. 이들의 새내기 생활은 강의실 수업과 친목 활동 대신 비대면 강의와 각자의 취미 활동으로 채워졌다.

이 시기를 버텨냈던 코로나 학번은 새내기 행사가 다시 진행되는 학교 상황을 보며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김지민(22) 씨는 "코로나 학번이 아무런 성장과 발전 없이 대학 생활을 낭비했다는 인식 때문에 새내기 맞이 행사를 보며 박탈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며 "대학 생활을 보상받기에는 이미 절반 이상 지났고 이제 취업 준비도 해야 할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SNS에서 '고학번이 눈치 없이 학교 행사에 낀다'는 시선을 조장하면서 눈치를 보며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씨와 김씨는 대학 생활의 절반을 코로나로 보낸 일에 대한 보상을 바라진 않지만 박탈감이 느껴지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서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은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추억이 없다는 점에서 박탈감이 심해진 것 같다"며 "올해 총학생회 차원에서 코로나 학번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기획했다는 곳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새내기 대상 행사나 동아리 모집의 범위를 넓혀 코로나 학번들에도 대면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이 최선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사문의나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