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K리그 등장한 대기만성 루빅손…울산서도 '성공 예감'

스웨덴 7부리그부터 대표 발탁까지…전북과 개막전 역전 결승골로 존재감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새 얼굴' 루빅손(30·스웨덴)이 첫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K리그1 2연패 도전에 나선 팀에 큰 힘을 실었다. 루빅손은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3시즌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후반 19분 2-1을 만드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올해 초 울산에 입단해 시즌 첫 경기에서 후반 8분 엄원상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루빅손이 10여 분 만에 만들어낸 K리그 데뷔골이었다.

경기가 그대로 2-1로 끝나며 루빅손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라이벌 전북을 꺾고 상쾌하게 시즌 첫발을 내딛는 데 앞장섰다. 이 경기에서 울산은 시작 10분 만에 전북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막바지 엄원상이 동점 골을 터뜨리고 루빅손의 역전 결승 골까지 나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 중심에 우뚝 선 루빅손은 스웨덴 7부리그에서 시작해 1부까지 올라선 이력으로 울산 입단 발표 때부터 주목받은 선수다.
2011년 7부리그 소속의 지역팀 묄니케 IF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5년 5부리그 세베달렌스로 이적했고, 세미 프로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18년엔 스웨덴 2부리그 외리뤼테 IS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진입했다.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30경기 11득점 6도움을 기록한 그는 중앙 공격수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며 리그 두 시즌 간 59경기 23득점 14도움의 성적을 냈다.

2020시즌에는 마침내 스웨덴 1부리그까지 올라섰다.

명문 팀 함마비 IF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세 시즌 동안 88경기에서 31골 19도움을 남겼다. 함마비에서 중앙 공격수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는 물론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까지 소화하며 맹활약한 그는 지난해엔 스웨덴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포르투갈에서 전지 훈련을 할 예정이던 대표팀에 포함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집이 취소돼 실제 합류까지 이뤄지지는 않았다.

울산을 통해 처음으로 스웨덴 밖에서 뛰는 도전을 택한 그는 새로운 무대에 첫선을 보인 경기부터 그간 갈고 닦아온 기량을 뽐냈다.
1-1로 맞선 후반 19분 상대 수비수 홍정호의 패스가 골키퍼 김정훈을 맞고 나오자 근처에서 압박하던 루빅손은 볼을 따냈고, 그대로 몰고 들어가 밀어 넣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이후 울산이 리드를 지키는 데 집중할 땐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측면에서 여러 차례 전북의 볼 전개를 끊어내는 등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만난 루빅손은 "팀과 팬들에게 의미가 큰 승리였다.

골로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며 "경기장이 거의 꽉 찬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많이 와주신 팬들께 특히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안기고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미소 지었다.

"항상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려고 하고, 경기력을 향상하려 한다.

그런 점이 한국에서의 적응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루빅손은 "가능한 많은 경기에 뛰며 울산이 다시 챔피언에 오르도록 돕는 게 이번 시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골을 넣어도 팀이 진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팀이 이긴다면 내가 몇 골을 넣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함마비 시절 주장단으로 선임된 적도 있는 루빅손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파이팅 스피릿'이라고 소개하며 울산에 투지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