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40일' 태국 왕실개혁 운동가 2명, 대법원 앞으로

"모든 정치범 보석 허용 때까지 단식 지속"
태국에서 왕실 개혁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단식 중인 여성 활동가 2명이 대법원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간다. 26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단식투쟁을 해온 탄따완 뚜아뚤라논(21)과 오라완 푸퐁(23)은 지난 24일 탐마삿대학병원에서 나와 대법원 앞으로 이동했다.

왕실모독죄 폐지와 모든 정치범의 석방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이들은 건강이 악화해 지난달 24일 탐마삿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오랜 단식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등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가 되자 탐마삿대학병원 측은 임시 석방을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구금된 모든 정치범이 석방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라완이 들것에 실려 이동하는 등 두 사람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지만, 이들은 정신적으로는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주요 요구 사항 중 하나는 2020년 본격화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구금 중인 이들의 전원 석방이다. 16명이 구금 중이었으나 법원은 지난 한 달간 이 중 13명의 보석을 허용했다.

두 활동가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정치적 사건의 피고와 용의자가 재판 중 보석을 허용받을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공개서한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대법원 앞에 임시로 마련한 단식투쟁 장소에서 단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탄따완과 오라완은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으로 왕실의 자동차 행렬을 비판하고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왕실 자동차 행렬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가 왕실모독죄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구금된 동료들과 연대하는 의미로 보석 취소를 신청했다.

머리와 온몸에 붉은색 액체를 붓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스스로 구치소로 들어가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한때 물을 포함한 음식 일체와 모든 의학적 개입을 거부했던 이들은 심각한 사태를 막기 위해 현재 소량의 물을 섭취하고 정맥 주사를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