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행진 '아톰부츠', 4배 웃돈에 리셀도

'빅 레드 부츠' 뉴욕 패션계 돌풍

미스치프, 실험적 마케팅 유명세
사람 피 담은 '사탄운동화' 논란도
미스치프가 지난 16일 출시한 ‘빅 레드 부츠’. 홈페이지 캡처
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보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발이 있다. 일본 만화 캐릭터 아톰의 신발을 빼닮은 거대한 빨간색 부츠다. 신고 벗기 불편한 고무 재질이지만 만화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패션 브랜드 미스치프(MSCHF)가 최근 출시한 ‘빅 레드 부츠’가 뉴욕 패션계를 휩쓸고 있다. 빅 레드 부츠는 단어 그대로 압도적인 크기의 빨간색 신발이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공개된 이 부츠는 350달러(약 45만원)의 가격에도 몇 분 만에 ‘완판’됐다. 세계 최대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에서 1331달러(약 164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15일 막을 내린 뉴욕 패션위크에선 유명 모델들이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치프는 이 제품을 선보이며 “만화적인 것이 우리를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고 했다.

미스치프는 실험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2021년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 가죽으로 신발 브랜드 버킨스톡을 닮은 샌들을 만든 게 대표적이다. 버킨백과 버킨스톡 이름의 ‘버킨’ 철자가 같다는 데 착안한 제품이다.미스치프는 논란이 될 만한 제품도 거리낌 없이 내놓는다. 일명 ‘사탄 운동화’라고 불리는 한정판 신발 바닥엔 미스치프 직원들의 피를 담았다. 이 신발의 한 켤레당 가격은 1018달러였다. 그런데도 총 666켤레가 1분도 안 돼 동났다. 미스치프가 나이키의 ‘에어맥스 97S’를 맞춤 제작한 것이었지만, 나이키가 생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결국 나이키는 미스치프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스치프는 브랜드와 마케팅에서 무관심보다는 비난이 낫다는 입장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움을 받는 것은 괜찮다. 관심받지 못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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