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낸 버핏, 바이든 겨냥 "경제 문맹"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서한

자사주 매입 세율 인상 비판
에너지社 호실적에 영업익 40조원
증시 하락으로 순손실 30조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긴축 기조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했다. 자사주 매입 세율을 인상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2% 늘어난 308억달러(약 40조6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9.4% 늘어난 3021억달러(약 398조원)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는 좋은 해였다”고 표현했다. 벅셔해서웨이가 지분 2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회사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작년 호실적이 반영됐고, 산하 에너지 및 유틸리티 사업의 이익도 증가해서다. 단 작년 4분기로만 압축해서 보면 이 기간 벅셔해서웨이의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줄어든 67억1000만달러였다.지난해 벅셔해서웨이는 228억달러(약 30조원)의 연간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뉴욕증시 하락으로 보유 주식과 파생상품 등의 평가손실 536억달러가 순손실로 반영됐다. 벅셔해서웨이는 증시가 호황이었던 2021년엔 908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버핏 회장은 평가차익(차손)이 반영되는 순이익(손실)은 벅셔해서웨이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 TSMC 주식을 대거 매도해 작년 말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를 1286억달러(약 169조5000억원)로 늘렸다. 작년 3분기 말 현금성 자산 보유액(1090억달러)보다 증가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 경제가 주춤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순풍을 기대하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벅셔해서웨이는 미국 경제의 역동성 속에서 혜택을 봐 왔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비관하는 방향으로 투자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주주와 국가에 해를 끼치고,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경제 문맹자나 언변이 좋은 정치선동가”라고 했다. 자사주 매입 세율을 현재 1%의 네 배로 올리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