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국립공원 10년] ③ 우리들의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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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추억부터 삶의 터전까지…모두를 품어준 어머니의 산
[※ 편집자 주 =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무등산을 보호하고 보전하며 10년을 지냈습니다.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무등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고 정상부 원형 복원 등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는 기사를 3편에 걸쳐 송고합니다.
] 산세가 험하지 않다고 해 붙여진 이름 어머니의 산, 무등산.
그 이름처럼 무등산은 바라보는 모든 이를 포근하게 품어주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켰다.
산을 오르는 시민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무등산을 사랑하고 표현한다.
국립공원 지정 10년을 맞는 무등산에 대한 그들의 사랑을 들어본다. 친구들과의 소풍, 가족들과의 계곡 놀이와 같은 일상의 추억을 간직하던 한 소년은 이제 어려움에 빠진 탐방객들을 구조하는 구조대 팀장이 됐다.
무등산국립공원 구조대 김형욱 팀장은 산에 찾아오는 탐방객들의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에 이끌려 구조대가 됐다고 했다.
김 팀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며 아픈 사람들만 보다가 산행을 하며 웃는 얼굴로 서로 인사를 하는 등산객들의 모습을 보게 됐다"며 "병원과 달리 산에는 건강한 사람들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침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안전관리 인력을 충원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김 팀장은 구조대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여기에서 응급처치를 잘해서 병원으로 가면 좀 더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보람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이 되면서 탐방로 500m마다 다목적 위치 표지판을 설치했고, 평소에도 상습 조난 지역 등 탐방로 구석구석을 숙지하고 순찰하고 있다"며 "위급 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하겠지만 탐방객들도 기상 상황이나 산행 장비를 잘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자발적으로 무등산을 지키는 시민 봉사대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무등산 국립공원으로부터 '자율 레인저'로 위촉받은 양홍길 활동대장은 지난 10년간 3천시간 가까이 무등산을 찾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탐방로를 벗어난 으슥한 곳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용 버너를 사용하는 불법 행위를 계도하고, 쓰레기를 줍거나 망가진 탐방로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는 "봉사대원들과 함께 작은 힘이나마 무등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자녀들에게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무등산을 보호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장 앞장섰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이재창 본부장은 국립공원으로써 보호받은 10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시민들이 지켜왔던 무등산이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호가 이뤄질 수 있었다"며 "비전문가인 시민이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것보다 전문가인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했을 때 훨씬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의 기존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무등산을 홍보하고 세계화하는 문화운동을 하는 것으로 무등산 사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허민 교수는 국립공원 지정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교수는 "국립공원이 되면서 무등산이 국가의 보물단지로 인정을 받았고,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우리의 보물단지가 세계인에게 자랑스러운 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으로서 보존·보호만 강조하다 보면 늘 제재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지역민들과 더불어 잘 살게끔 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되고 있다"며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에게도 무등산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을 하다 공권력에 쫓기는 그와 동료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힘들 때나 기쁠 때 무등산을 오른다는 강 시장은 "늘 시민 곁에 있는 광주 시민들의 산"이라며 "저 역시 광주 혁신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강 시장은 "올해 9월부터는 무등산 정상을 상시 개방해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려드리게 됐다"며 "진정한 시민의 산으로 재탄생한 것 같아 더욱 뜻깊고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편집자 주 =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무등산을 보호하고 보전하며 10년을 지냈습니다.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무등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고 정상부 원형 복원 등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는 기사를 3편에 걸쳐 송고합니다.
] 산세가 험하지 않다고 해 붙여진 이름 어머니의 산, 무등산.
그 이름처럼 무등산은 바라보는 모든 이를 포근하게 품어주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켰다.
산을 오르는 시민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무등산을 사랑하고 표현한다.
국립공원 지정 10년을 맞는 무등산에 대한 그들의 사랑을 들어본다. 친구들과의 소풍, 가족들과의 계곡 놀이와 같은 일상의 추억을 간직하던 한 소년은 이제 어려움에 빠진 탐방객들을 구조하는 구조대 팀장이 됐다.
무등산국립공원 구조대 김형욱 팀장은 산에 찾아오는 탐방객들의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에 이끌려 구조대가 됐다고 했다.
김 팀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며 아픈 사람들만 보다가 산행을 하며 웃는 얼굴로 서로 인사를 하는 등산객들의 모습을 보게 됐다"며 "병원과 달리 산에는 건강한 사람들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침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안전관리 인력을 충원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김 팀장은 구조대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여기에서 응급처치를 잘해서 병원으로 가면 좀 더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보람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이 되면서 탐방로 500m마다 다목적 위치 표지판을 설치했고, 평소에도 상습 조난 지역 등 탐방로 구석구석을 숙지하고 순찰하고 있다"며 "위급 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하겠지만 탐방객들도 기상 상황이나 산행 장비를 잘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자발적으로 무등산을 지키는 시민 봉사대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무등산 국립공원으로부터 '자율 레인저'로 위촉받은 양홍길 활동대장은 지난 10년간 3천시간 가까이 무등산을 찾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탐방로를 벗어난 으슥한 곳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용 버너를 사용하는 불법 행위를 계도하고, 쓰레기를 줍거나 망가진 탐방로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는 "봉사대원들과 함께 작은 힘이나마 무등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자녀들에게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무등산을 보호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장 앞장섰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이재창 본부장은 국립공원으로써 보호받은 10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시민들이 지켜왔던 무등산이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호가 이뤄질 수 있었다"며 "비전문가인 시민이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것보다 전문가인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했을 때 훨씬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의 기존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무등산을 홍보하고 세계화하는 문화운동을 하는 것으로 무등산 사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허민 교수는 국립공원 지정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교수는 "국립공원이 되면서 무등산이 국가의 보물단지로 인정을 받았고,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우리의 보물단지가 세계인에게 자랑스러운 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으로서 보존·보호만 강조하다 보면 늘 제재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지역민들과 더불어 잘 살게끔 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되고 있다"며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에게도 무등산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을 하다 공권력에 쫓기는 그와 동료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힘들 때나 기쁠 때 무등산을 오른다는 강 시장은 "늘 시민 곁에 있는 광주 시민들의 산"이라며 "저 역시 광주 혁신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강 시장은 "올해 9월부터는 무등산 정상을 상시 개방해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려드리게 됐다"며 "진정한 시민의 산으로 재탄생한 것 같아 더욱 뜻깊고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