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립스틱·보테가베네타 마스카라?…'신상' 명품 뷰티가 온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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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생로랑 소유한 케링그룹, 뷰티법인 설립프랑스 명품 럭셔리 그룹 케링그룹이 뷰티 사업 강화에 나선다. 이달 초 별도의 뷰티 법인을 설립하고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등 뷰티 제품 가운데 향수만 판매하고 있던 브랜드의 뷰티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부문 단위가 아닌 별도 법인인 만큼, 현재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뷰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구찌, 생로랑 역시 케링그룹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테가베네타·발렌시아가 등 화장품 사업 탄력 붙을 듯
'코티' '로레알'에 라이선스 준 구찌·생로랑도 가져올까
안경·선글라스도 '케링 아이웨어'로 별도 법인 운영중
◆케링그룹, 뷰티법인 설립
27일 럭셔리·뷰티업계에 따르면 케링그룹은 이달 초 뷰티법인을 설립하고 화장품 사업에 속도를 내는 쪽으로 신사업 전략을 정했다. 현재 케링그룹 주요 브랜드 가운데 립스틱·파운데이션 등 주요 색조라인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브랜드는 구찌와 생로랑 두 곳 뿐이다. 다만 신제품 출시와 관련된 권한은 라이선스 계약사인 코티(구찌)와 로레알(생로랑)에 있어, 케링그룹이 직접적으로 두 브랜드의 뷰티사업을 책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번 법인 설립으로 케링그룹은 현재 뷰티 제품 가운데 향수만 판매하고 있는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의 뷰티라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코티·로레알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 해당 브랜드 사업도 케링그룹이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케링그룹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티의 구찌 뷰티부문 성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7월 말 반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그룹 전무 이사는 "뷰티사업은 잠재력이 엄청난데 코티 라이선스 하에 진행된 화장품 개발이 더디게 진행됐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코티와 라이선스 계약을 끝내고 그룹 차원에서 뷰티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모든 옵션이 열려있다"고 답했다.
◆커지는 럭셔리 뷰티 시장
케링그룹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맞춰 뷰티 법인을 신설한 건 고가 화장품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외출이 많아지며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세계 럭셔리 뷰티 시장 규모는 2019년 519억 달러에서 2020년 코로나19의 여파로 447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518억 달러로 회복했다가 작년에는 573억 달러로 증가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65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한 화장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화장의 대표 상품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꼽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색조 제품을 꼽는다"며 "엔데믹으로 외출이 많아진 만큼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 사업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1위 럭셔리 브랜드 그룹인 LVMH의 뷰티사업 관련 매출이 커지고 있는 것도 케링그룹에 영향을 줬다. 디올, 겔랑, 겐조,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LVMH는 LVMH P&C라는 별도의 뷰티법인을 운영한다. 해당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77억2200만 유로로, 2019년 68억3500만 유로 대비 13.0% 늘었다. 팬데믹 타격을 받았던 2020년(52억4800만 유로)에 비하면 47.1% 급성장했다.
◆아이웨어 별도 법인으로 성공한 경험도
케링은 과거 별도 법인을 통해 특정 카테고리를 성공적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안경·선글라스 사업을 펼치는 케링 아이웨어는 린드버그, 까르띠에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아이웨어 법인은 지난해 11억390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7억 유로) 대비 62.7% 불어난 것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외부 화장품 제조업체에 라이선스를 준 구찌, 생로랑 역시 아이웨어 부문에서는 케링 아이웨어가 직접 운영한다.한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화학제품인 화장품은 가죽, 패션, 아이웨어 제품에 비해 제조 및 유통의 단계가 훨씬 까다롭다"면서도 "원가 대비 마진이 많이 남는 상품의 특성상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뷰티 사업을 직접 전개하는데 욕심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