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대행사 퍼스널이미지브랜딩 승자는? 고아인 VS 강한나 VS 조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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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만큼 중요한 게 형식이고, 형식만큼 중요한 게 태도다
단 하루 만에 재벌가 외동딸이자 VC그룹 강한나 상무(손나은 연기)에게 주주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프레젠테이션 특훈으로 변화시키는 고아인 상무(이보영 연기)의 피드백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내용만큼 중요한 게 형식이고, 형식만큼 중요한 게 태도다. 프레젠터의 사소한 표정, 행동, 자세, 이런 요소들이 듣는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온다”며 밤새도록 모든 노하우를 전수했다.
드라마 ‘대행사’ 최종회 스토리 중 일부로 평소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를 몰입시킨 이유는 내가 하는 일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그룹사 CEO 및 임원 등 리더들 대상으로 다양한 TPO(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 별 이미지컨설팅을 오래 해오면서 회사를 대표하는 리더들의 태도 하나하나는 몇백 마디의 말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체험하고 있다.
형식이 본질을 좌우힐때도 있다
고아인의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흡수한 강한나는 주주총회장에서 제 실력을 십분 발휘하며 결국은 우여곡절 끝에 목적을 이룬다. 다만 음양설(陰陽說)에 근거해 보았을 때 인사 시, 남자는 왼손을 위로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하는 것이 올바르기에 극 중 왼손을 올린 채 인사하는 강한나 상무가 옥에 티로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회생활에서 ‘형식’이 ‘본질’을 좌우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있기도 하다는 것을 전달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남성 감독(이창민 감독)과 남성 작가(송수한 극본)의 시선에서 쓴 유리천장에 맞선 여성 주인공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외로운 워커홀릭 고아인이 성공이 ‘트로피’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갑옷’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대행사’의 인물들이 각자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달랐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악인도 선인도 없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포인트였고, 드라마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하나의 행동은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은 마음에 와 닿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는 ‘이미지컨설팅’ ‘이미지브랜딩’도 내면의 변화를 통해 외면을 바꾸고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점은 나는 이런 작은 변화가 꾸준히 지속되면 언젠가는 ‘나비효과’처럼 세상을 바꾸는 날갯짓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이미지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어떠한 마케팅 전략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한 성공 동력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꾸준하게 차별성을 담아 사람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줄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가치다.
“퍼스널이미지 브랜딩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요. 정확한 의미가 뭔가요?” 요즘 내게 이미지코칭을 받는 주 고객층은 기업의 CEO를 비롯해서 각계각층 리더들인데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퍼스널이미지브랜드는 ‘사람의’를 뜻하는 Personal과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받는 느낌‘을 의미하는 이미지(Image) 그리고 어떤 특정한 ‘제품 및 서비스를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명칭. 기호. 디자인’을 총칭하는 brand가 합쳐진 말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및 개성, 능력,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이미지브랜드 구축을 위한 수단으로 이미지브랜딩의 주체인 개인 자신의 장점, 개성, 차별성, 환경 등을 철저한 분석을 통해 목표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만 효과적인 퍼스널이미지브랜드를 디자인할 수 있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개인의 이미지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드는 하나의 인격 브랜드
현대적 관점에서의 퍼스널이미지브랜드는 하나의 인격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기에 조직에 몸담은 경우라면 개인의 퍼스널이미지브랜드 파워가 높을 경우, 조직의 이미지와 가치를 드높이는 ‘무형의 자산’으로도 평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CEO의 경우라면, 그 영향력은 더욱 크다. 버슨-마스텔라(Burson Marsteller)에 의하면 CEO 명성의 영향력은 50%로 증가하였고, 미국의 애널리스트 중 약 95%가 주식을 거래하거나 추천할 때 CEO의 명성 즉, 퍼스널이미지브랜드를 중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성공적인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의 4가지 단계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의 성공적인 구축을 한 사람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선도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를 창조하는데 성공적인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의 가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사람마다 상황마다 상이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다음 4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첫째, 자신에 대한 성찰과 발견을 통해 뿌리를 내리는 단계다. ‘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을 정의해 보고 정체성에 대해 객관화 해보는 시작 단계다. 퍼스널이미지브랜드를 만드는 목표는 무엇이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인지 브랜드 주체인 자신에 대해 정확한 가치판단을 해보는 단계다.
둘째,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줄기를 키우는 단계다. 자신의 퍼스널이미지브랜드 콘셉트를 정하는 단계로 유사한 결의 이미지브랜딩들과 구분되는 자신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단계다.
셋째, 자신의 이미지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색이나 소개문구 등의 디자인을 통해 잎사귀를 풍성하게 하는 단계다. 자신의 차별성을 표현하되 자신이 지향하는 메시지의 본질을 일관적이고 함축적으로 담는 단계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요소간의 조화와 연결이 자연스러워야하고 의식적으로 타인의 인식에 익숙해지도록 자신이 정한 이미지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하고 피드백 받으면서 수정보완 해나가는 단계다.
넷째, 최종 결정된 자신의 이미지브랜드를 홍보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열매를 더욱 탐스럽게 만드는 단계다. 차별성이 담긴 퍼스널이미지브랜드 정체성이 꾸준히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지면서도 다음 변화를 기대하게 만든다면 이미지브랜드의 생명력은 더욱 길어지고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종합적 인식체계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복합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는 종합적 인식체계라고 할 수 있다. 외적인 이미지브랜딩과 내적인 이미지브랜딩 그리고 사회적인 이미지브랜딩 등이 서로 상호작용을 거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각자의 가치관과 취향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타인이 형성한 것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으며, 왜곡과 편향이라는 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인생의 드라마에서 차별화 된 우리만의 퍼스널이미지브랜딩
자신의 한계를 남들이 결정하게 두지 않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은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된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의 정점을 찍었다. 직관력과 패션센스가 뛰어난 ‘강한나’는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했고 유쾌한 카피라이터 ‘조은정’은 조직의 비타민 같은 분위기메이커라는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을 어필했다. 결이 다르지만 ‘자기다움’과 ‘남다름’으로 무장한 이들을 보며 우리는 우리인생의 드라마에서 어떤 캐릭터로 어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으로 차별화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차례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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