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구겨지면 안 돼" 술 취해 승무원 연속 호출 황영호 의장 "내달 2일 귀국하면 진상 파악할 것"
해외연수에 나선 충북도의회 한 의원이 기내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에게 추태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도의회는 해당 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진상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7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건설소방위원회 의원 7명은 지난 21일 직원 3명과 8박10일 일정으로 유럽 연수길에 올랐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를 돌며 재생에너지 사용 실태, 교통연계체계, 소방시스템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이 과정서 국민의힘 A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이륙 직후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착 때까지 승무원과 주변 승객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원 배지를 단 검은색 양복 차림이었던 그는 여러 차례 승무원을 불러 옷이 구겨지지 않도록 잘 놔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기내에는 빈 좌석이 많아 굳이 승무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A 의원은 기내에서 제공되는 맥주를 반복적으로 요구해 마셨고, 프랑크푸르트 도착 때까지 취한 상태였다.
좌석 모니터에 항공기 속도나 고도 등이 표시되는데도 승무원을 불러 이를 되묻는 등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수를 총괄하는 이동우 건설소방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내 좌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A 의원 말을 들어보니 맥주를 더 달라고 하고 승무원을 계속 불러 양복 웃옷을 잘 놔 달라고 하니 옆 좌석 승객이 불편했던 것 같다"면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연수단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A 의원과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영호 도의회 의장은 "오늘 아침 이 위원장의 전화를 받고 출국 당시 기내 상황을 전해 들었다"며 "정확한 진상을 알아봐야 하니 일단 연수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귀국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건설소방위 의원들은 다음 달 2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1인당 571만원씩 경비가 들었고, 이중 480만원은 충북도 예산에서 지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