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아담 피셔 "희로애락 담은 모차르트…기적 느끼게 하죠"

180년 전통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이끌고 내한
"단원 모두가 모차르트의 지인 같아…친근하고 환상적인 모차르트 보여줄게요"
"희로애락과 질투, 사랑… 이런 인간의 감정을 음악에 담기 시작한 이가 바로 모차르트입니다. 나는 아직도 그만큼 인간의 감정을 잘 담아낸 작곡가를 알지 못해요.

"
모차르트, 하이든 등 고전주의 음악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선보여 온 헝가리의 명 지휘자 아담 피셔(74)가 모차르트의 명곡들로 한국을 찾는다.

180여 년간 모차르트의 정신을 이어 온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다음 달 9∼1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여는 아담 피셔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만이 가진 모차르트에 대한 깊은 음악적 친밀감과 이해를 한국 관객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통하는 피셔는 모차르트와 하이든 등 고전주의 작곡가의 이 시대 최고 해석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오스트리아-헝가리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취리히 오페라 극장 등 유럽 각지의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봉을 잡았으며, 덴마크 국립 실내악단과 함께 녹음한 모차르트 교향곡 45개 전곡 음반은 2015년 '국제 클래식 음악상(International Classical Music Award)'을 받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그는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등 모차르트의 명곡들로만 무대를 채운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은 기적으로 가득한 인생을 경험하고 그 에너지를 느끼게 만드는 곡입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좋은 음악은 끝도 없이 많아요.

친근하면서도 환상으로 가득 차 있는 모차르트의 모습을 관객에게도 잘 전달하려고 합니다. "
함께 내한하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전 세계 악단 중에서도 모차르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아 '모차르트의 영혼과 가장 가까운 오케스트라'라고도 불리는 단체다.

1841년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와 두 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기악 앙상블이 시초가 되어 만들어졌으며,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모차르트 기념 재단(모차르테움)'과 함께 모차르트의 정신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피셔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를 "단원 모두가 모차르트의 친구이자 지인처럼 그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담 피셔의 동생인 이반 피셔도 형과 함게 나란히 헝가리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

10대 시절 동생과 함께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단역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는 그는 "동생과 나는 각자가 가진 음악적 견해를 존중하는 사이"라고 했다.

하이든, 모차르트뿐 아니라 바그너, 말러, 버르토크 등 19∼20세기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피셔는 "두 세기 후에 쓰인 바그너, 말러의 곡에서도 모차르트와 하이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모차르트와 하이든은 교향곡의 오리지널,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백 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굳건히 살아있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