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4조 클럽' 눈앞…"해외서 고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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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등 해외법인 폭풍성장국내 1위 렌털 기업 코웨이가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영향이란 분석이다.
매출 3조8561억원 사상 최대
동남아선 할랄인증·온수정수기
미국선 '정기 구독' 서비스 인기
서장원 대표 "글로벌 경영 초석"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3조85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8% 늘어난 6774억원을 찍었다. 실적개선이 두드러진 것은 말레이시아 법인을 필두로 주요 해외 법인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둔 효과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코웨이의 국내(환경가전) 매출은 2조2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법인 매출은 1조4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2017년 2913억원에 불과했던 해외법인 매출은 2021년(1조2151억원) 1조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법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1.6%에서 지난해 36.4%까지 확대됐다.
해외 법인 매출의 70~80%를 책임지는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1조916억원)이 전년 대비 11.4% 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게 코웨이 전체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영업이익(2020억원)도 코웨이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미국 법인 매출(998억원)도 전년 대비 17.8% 증가했고, 2004년 진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태국 법인까지 지난해 매출(793억원)이 전년 대비 68.8% 증가했다.해외 법인의 약진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이란 분석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코웨이는 2007년 렌털 및 코디 서비스를 선보이며 정수기 시장 판도를 바꿨다. 당시 말레이시아에선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해 사용했기 때문에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디 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었다. 2010년에는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무슬림 고객을 고려해 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온수를 즐겨 마시는 동남아시아 문화에 맞춰 온수 정수기도 개발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아마존과 손잡고 정기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타인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특성을 고려해 정기배송을 통한 필터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기청정기 최초로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를 연동했다.
올초 ‘해외통’으로 불리는 서장원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해외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 대표는 2019년 코웨이 합류 전 넷마블에서 해외 자회사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해외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서 대표는 “‘위기에 강한 코웨이, 도전하는 코웨이’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정했다”며 “글로벌 코웨이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코웨이 주가는 최근 3개월간 8%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선 신규 브랜드가 호평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말레이시아 법인 렌털 계정은 올해 19%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