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3번 탄 '세계적 디바'…"목소리 넘어 메시지 들어주세요"

조이스 디노나토, 3월 내한 공연

환경 문제를 다룬 소설 원작을
음악으로 표현한 '오버스토리 서곡'
세종솔로이스츠와 내달 16일 공연

사회문제에 목소리 내는 성악가
"음악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예술가가 할 일"
미국 그래미상 3회, 독일 에코 클래식상 4회, 영국 그라모폰상 2회 수상….

세계 최고 권위의 음반상을 휩쓴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54·사진)가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토드 마코버의 신작 ‘오버스토리(overstory) 서곡’을 선보인다. 그가 한국 무대에 오르는 건 2019년 첫 내한 공연 이후 4년 만이다.‘오버스토리 서곡’은 2019년 퓰리처상을 받은 리처드 파워스의 소설을 토대로 쓴 신작이다. 원시림을 지키기 위해 벌목꾼들에게 맞서 싸우는 아홉 사람의 이야기를 모노드라마(1인극) 형식의 음악으로 풀어낸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클래식 공연인 셈이다.

디도나토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람과 자연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에요. 제가 식물학자인 패트리샤 웨스터퍼드 역을 맡아 인간의 시선을 보여주면 세종솔로이스츠가 나무를 대변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형식입니다.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디도나토는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흔치 않은 성악가다. 2013년 영국 대표 음악축제인 BBC 프롬스가 열린 로열앨버트홀에서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불러 러시아 동성애 금지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9년 첫 내한 공연에서도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전체 레퍼토리를 구성해 화제를 모았다.그에게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묻자 “성악가가 해야 할 일은 ‘음악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아름다운 목소리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게 전부여선 안 된다”는 답을 들려줬다.

“사랑, 평화처럼 이 세상 아름다운 것들이 무대 위에서 잠시 꽃 피운 뒤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요. ‘이 아름다움이 모두의 삶에 더 오랫동안 남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쓰죠. 예술가는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니까요.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신작을 무대에 올리는 건 음악인으로서 엄청난 도전인 동시에 기쁨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새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청중을 마주하곤 합니다. 익숙한 음악이 아닌데도 자신의 감정선을 건드린 선율 하나로 큰 위로를 받은 거죠. 이게 음악의 힘이고, 창작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그는 ‘오버스토리 서곡’ 공연에 앞서 다음달 14일 피아니스트 크레이그 테리와 리사이틀을 연다. 헨델과 하이든, 하세의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가곡, 샹송, 재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디도나토는 “관객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에 온전히 빠질 수 있는 공연을 선물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이 평화롭고 즐거운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미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