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외교장관, 키이우 '깜짝' 방문…5400억원 통큰 지원

사우디, 30년만에 최고위급 우크라이나 방문
젤렌스키 "지원 감사"…미국 "중요한 걸음" 환영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26일(현지시간) 깜짝 방문해 5000억원 이상의 지원을 약속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날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비서실장,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 등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파이살 외교장관은 최근 30년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최고위급 관리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는 우크라이나에 4억1000만 달러(5400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는 합의를 체결했다. 양국 합의 내용에는 사우디 정부가 작년 10월 승인한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사용할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파이살 장관은 설명했다. 여기에는 사우디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 규모의 석유 상품 현물을 무상원조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이살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러시아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실질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1월 제시한 러시아와의 평화 구상 중 적어도 일부 항목을 사우디가 지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파이살 장관의 키이우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사우디 정부는 석유 정책을 통해 러시아를 돕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사우디와 미국 간의 관계도 지난해 다소 악화된 바 있다.

사우디는 지난주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한다고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작년 9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포로 교환을 주선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