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 못 참고 이별"…브라이언 앓는 후각과민증 뭐길래 [건강!톡]

브라이언 / 사진=한경DB
가수 브라이언(43)이 냄새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해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털어놔 화제다. 이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그가 '후각 과민증'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24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브라이언은 "사람을 보면 냄새가 얼굴에 붙어있다"며 "심하게 냄새가 나는 사람은 못 만나겠다"고 밝혔다. 안 좋은 냄새가 났던 친구와 점점 멀어졌던 것과 과거 여자친구의 입 냄새를 참지 못해 이별한 경험 등을 털어놓기도 했다.
후각과민증을 호소하고 잇다는 가수 브라이언. /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13년간 연애를 못 하는 데에 예민한 후각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브라이언의 설명이다. 오 박사는 "단순히 냄새가 싫은 것이 아니라 예민한 후각이 감정에 영향을 주고고 있는 모습"이라며, 남들보다 후각이 예민해 온갖 종류의 냄새를 예민하게 느끼는 '후각 과민증(고후각증)'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후각과민증은 후각장애의 한 종류로 냄새가 정상 그 이상 혹은 왜곡된 상태를 뜻한다. 후각과민증은 불안과 같은 심리적 증상이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심신증으로 분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 박사는 이와 관련해 모든 감각 중 기억을 되살리는 데 후각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다며, 냄새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후각 기억'을 언급했다. 실제로 브라이언은 하교 후 발 냄새까지 확인할 만큼 청결에 엄격했던 아버지로부터 군대처럼 교육받으며 자랐다고 전했다. 오 박사는 "브라이언은 엄격했던 아버지로 인해 부정적인 후각 기억이 매우 남아있는 것 같다"며 "조건부 칭찬이 따르면 그것이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신 신체적 후각 과민을 가진 사람들은 명백한 신체장애가 존재하지 않으나, 이는 히스테리성 인격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경 쇠약, 편두통, 임신, 월경 등에서 중추신경계의 이상 흥분으로 후각이 예민해진 경우 후각과민증 또는 고후각증을 앓을 수 있다고 한다.

후각 기능이 과민하거나 예민해지면 기존의 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강한 자극으로 다가올 수 있다. 모든 냄새가 강하게 다가와 후각 수용체들이 평소보다 더 빨리 지쳐 냄새 정보를 인지하는데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상 그 이상의 냄새로 매우 민감해지거나, 정상과는 다른 냄새로 왜곡해 받아들여져 무해했던 냄새가 유해한 냄새로도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후각과민증은 어떻게 개선할까. 원태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약물 치료 없이도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후각 훈련'이 중요하다고 봤다.

원 교수는 "후각 훈련은 하루에 두세번 환자들이 익숙한 냄새를 맡게 하는 일종의 후각재활 훈련"이라며 "약물 치료와 후각 훈련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각장애가 발생한 지 오래돼 약물 치료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 판단될 때는 단독으로 처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후각 과민을 유발하는 냄새에서 벗어날 때까지 페퍼민트 껌을 씹거나, 자극적인 냄새에 대한 노출을 줄이거나 제거하도록 노력하고, 어떤 종류의 냄새가 본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지 추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