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때 위층 현관 꼭 살펴보세요"…화제의 꿀팁 [돈앤톡]

공동주택 이웃간 분쟁 주범 '층간소음'
건설사들, '층간소음' 잡기 위해 연구·개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집을 사거나 이사를 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위층에 올라가서 현관 앞에 킥보드가 2개, 혹은 그 이상 있다면 그 집엔 절대로 가지 마세요. 조용히 살긴 글렀습니다."

최근 집을 장만하거나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글입니다. 가격, 입지 등 집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조건들이 많지만 이런 꿀팁은 살아보지 않고는 알려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바로 '층간소음' 문제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일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2년~2022년 11월) 이뤄진 층간소음 관련 전화상담은 모두 28만9425건에 달했습니다. 2012년 8795건이었던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2013년 1만8524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14년엔 2만641건으로 2만건을 넘어섰습니다. 2020년 4만2250건으로 급증했고 2021년에도 4만6596건을 기록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해당 기간 층간소음 원인을 살펴보면 '뛰거나 걷는 소리'가 4만6897건으로 67.7%에 달합니다.층간소음은 이웃 간에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퍼 스피커로 층간소음 복수하는 법'·'고무망치로 층간소음 대응하기' 등의 대응법부터 심지어 폭행, 협박 등 강력범죄로도 번집니다.

층간소음으로 고생하는 거주자들은 "윗집 사람들 다 못 걸어 다니게 해달라"거나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런 고통을 받는지 모르겠다" 같은 반응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층간소음을 확실하게 잡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 문제는 기술력으로 보완할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층간소음'만큼은 여전히 숙제"라고 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가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고밀도 특화 몰탈과 특수 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완충재를 적용한 시공법을 활용해 '뜬 바닥 구조'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층간소음을 줄입니다. 사람이 걷거나 뛸 때 저주파 진동으로 전달되는 중량 충격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이 특징입니다.삼성물산은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해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시공하는 층간소음 저감 신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산업현장의 고성능 장비 진동 제어 기술에서 착안했습니다.

GS건설의 경우 마감에서 바탕 층과 중간층, 마감 층 등 3번의 습식공정을 적용해 5중 바닥 구조를 실현,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5중 바닥 구조는 콘크리트 슬래브 위 바닥마감두께를 140mm 수준으로 늘리고, 고탄성 완충재를 적용해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도 기준 아파트, 연립주택, 다가구주택 등 공동주택 수는 1472만7931가구로 집계됐습니다. 대다수가 크고 작은 층간소음 문제에 노출돼 있단 뜻입니다. 함께 사는 '공동주택'인 만큼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