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6·25 전쟁고아 지원 한국을 사랑한 펄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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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박진주(朴眞珠). 오는 3월 6일 서거 50주년을 맞는 미국 소설가 펄 벅(1892~1973)의 한국 이름이다. 6·25전쟁 이후 혼혈 아동을 지원하며 그가 스스로 지었다. 미국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은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작가다. 그의 소설 <살아있는 갈대>는 구한말부터 해방까지 한국의 근대사를 주인공 ‘김일한’ 가족의 4대를 통해 그려냈다.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펄 벅은 생후 3개월 만에 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자랐다. 중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채 보낸 유년 시절의 경험은 훗날 그가 ‘동서양 문명의 갈등’을 키워드로 작품을 써내는 밑거름이 됐다. 결혼 전 이름은 펄 시던스트라이커. 미국 랜돌프메이컨여자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다시 중국으로 가 미국인 농업경제학자 존 로싱 벅과 결혼해 ‘벅’이라는 성을 얻었다.1931년부터 중국 빈농 가문의 일대기를 그린 <대지> 3부작을 출판하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1932년 퓰리처상을, 193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혼 후 미국으로 향한 그는 사회 인권운동에 전념했다. 1964년 한국펄벅재단을 세워 혼혈아·전쟁고아를 지원했고, 1967년에는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소사희망원(현 부천펄벅기념관)을 부천에 건립했다. 1973년 미국 버몬트주에서 별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