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스크린 골프장까지 들어온다면…

교육부, 상업시설 설치 추진
"주변 상권 타격 클 것" 지적도
정부가 대학 캠퍼스에 스크린 골프장과 대형 카페, 식당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는 대학을 위해 마련한 정책이다. 상권 전문가들은 캠퍼스 내부가 활성화하면 주변 상권 몰락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캠퍼스 내에 상업·편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지금도 캠퍼스 안에 식당 등을 설치할 수는 있다. 하지만 면적 제한이 걸려 있다. 국토교통부령인 ‘도시·군 계획 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캠퍼스 내부에는 바닥 면적의 합계가 1000㎡ 미만인 식품·잡화·의류·서적 판매점, 300㎡ 미만인 식당·카페·제과점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교육부는 규제를 완화해 식당·카페·제과점은 300㎡ 이상 규모로 만들고 스크린골프장과 데이터센터도 캠퍼스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꿀 계획이다. 주류 판매가 가능한 일반 음식점의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캠퍼스 내부에 상권이 새롭게 형성되면 캠퍼스 밖 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 수입 구조의 절반 이상이 등록금인 만큼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재정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소비하는 액수가 늘어나면 캠퍼스 바깥의 상권에서 소비할 여력은 줄어들 것”이라며 “이화여대 앞 등 대학가 상권이 가까스로 회복한 상황에서 캠퍼스 내부 상권이 조성되면 주변은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