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예술가] 미술관에 인공태양 둥실…자연을 통째로 전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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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자연을 소재로 삼은 예술가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덴마크 출신 설치미술가인 올라퍼 엘리아슨(1967~)의 작품은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평가받는다. 자연 풍경을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온 듯한 대규모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
그의 이름을 세계 미술계에 각인시킨 건 2003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 설치된 ‘날씨 프로젝트’다. 당시 엘리아슨은 수백 개의 전구로 거대한 인공 태양을 제작했다. 이 전시는 무려 2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엘리아슨의 ‘유사 자연’ 작품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삭막한 도심 한복판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대자연을 맞닥뜨리게 함으로써 자연과 문명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그는 최근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해안에서 또 다른 유사 자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2년 안에 컴브리안 해안선에 30m 길이의 대규모 스틸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엘리아슨은 최근 작품의 가상 이미지(사진)를 공개했다. 썰물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는 작품이다. 그가 영국에서 설치한 야외 작품 중 처음으로 영구적으로 남을 이 작품의 키워드는 ‘미래’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닷가의 하늘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나게 될까.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