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조각수출’ 한컴, MWC서 단독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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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와 기업들 문의 많아"
메타버스 기반 협업툴 베타버전도 소개
한컴이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단독부스를 열고 유명 소프트웨어(SW) 한컴오피스 ‘조각 수출’에 나선다. 개별 소프트웨어 완성품 대신 주요 기능을 개별 모듈로 나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한컴은 지난 27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4년만에 단독 부스를 열었다.자사 주요 기술을 담은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와 한컴타운 기반 협업툴, 메타버스 플랫폼 ‘아즈메타’, AI 챗봇 기능을 담은 AI SDK, 대주주가 되기 위해 추가 지분 투자를 예정한 케이단모바일의 솔루션 등을 전시했다. SDK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쓰이는 기반 도구 모음을 뜻한다. 전시관을 2층으로 구성해 2층엔 회의실을 들였다. 국내외 도입 수요처와 협의를 위한 공간이다. 한컴 관계자는 "오늘 폴란드와 콜롬비아 등 각국 정부를 비롯해 태국과 중국 등에서 온 기업들이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도입 문의를 해왔다"며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능 SDK 문의가 특히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모이는 글로벌 주요 전시다보니 금융권 등 대기업에서 C레벨급 임원이 와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기업은 최고경영자(CEO)가 설명을 들은 뒤 바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데려와서 미팅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컴은 이번 전시에 오피스 기능 대부분을 담은 오피스 SDK를 내놨다. 뷰어 기능과 수정까지 할 수 있는 에디터 기능을 각각 출품했다.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에다 협업툴 기능을 강화한 '한컴타운 코워킹' 시험 버전도 선보인다. 출퇴근 관리와 화상회의, 채팅 기능 등을 들였다. 큰 비용을 들여 자체 그룹웨어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는 20여명 이하 규모 기업을 주요 수요처로 보고 있다.
AI 챗봇은 딥러닝 기반으로 문맥을 이해하는 게 특징이다. 일상 대화부터 제품 문의나 비즈니스 지원까지 할 수 있다. 전시관 한쪽에는 대만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케이단(KDAN) 모바일의 모바일PDF·전자서명 솔루션을 전시했다. 케이단모바일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컴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케이단모바일에 추가 지분투자를 벌여 대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한컴은 최근 주요 소프트웨어 기능을 모듈화해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업계로 치면 완성차기업이 글로벌 사업에 대해선 부품 업체로 전환하는 셈이다.
한컴이 외국 기업에 SDK를 제공하면 한컴오피스 구조를 바탕으로 각국 업체가 현지 이용자에게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한컴오피스의 메모, 표, 맞춤법 검사 등 특정 기능만 떼어내 별도 소프트웨어나 애드온(확장) 서비스로 만들 수도 있다.한컴이 SDK 사업을 키우기로 한 건 기존 한컴오피스 시리즈를 수출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컴 관계자는 “현지 기업과 협업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