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대표팀 '선발대' 13명 인천공항 무사히 도착

'기체결함'으로 '난리' 겪은 이강철 감독 등 22명 1일 오후 귀국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합동 훈련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가 비행기 '기체 결함'이라는 뜻밖의 상황과 마주해 뿔뿔이 찢어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선발대' 13명이 1일 오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투손에서 훈련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인천으로 향하는 국적기 두 대에 나눠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손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과정에서 불가항력의 상황이 발생했다.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에 나눠 탄 김기태 대표팀 타격 코치를 포함한 코치 4명과 선수 9명 등 13명은 계획대로 로스앤젤레스에 왔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 등 22명이 탄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투손에서 이륙에 실패하면서 사태가 꼬였다.

김기태 코치, 정현욱 투수코치, 배영수 불펜코치,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대한항공 편으로 1일 오전 5시 20분께 인천공항에 먼저 내렸다.

곧이어 진갑용 배터리 코치, 투수 이용찬·구창모(이상 NC 다이노스), 양현종(KIA), 외야수 박건우(NC)·나성범(KIA) 등 6명도 10분 후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예정대로 귀국한 13명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대표팀 숙소로 이동해 시차 적응 및 회복에 들어갔다.

미국에 남은 22명은 현지시간 2월 28일 오후 늦게 어렵게 섭외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했다.
숙소에서 잠을 자지 않고 곧바로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해 공항 라운지 등에서 머물다가 현지시간 2월 28일 오전 비행기 좌석을 확보해 아시아나, 대한항공 두 편의 비행기로 1일 오후에 귀국한다. 이강철 감독과 코치 2명,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필두로 선수 9명 등 12명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같은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오후 5시 40분께 내린다.

김민호 작전·주루 코치와 선수 9명 등 10명은 이 감독 일행보다 10분 먼저 인천에 착륙한다.

대표팀을 지원하는 KBO 사무국은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풀어주고자 선수단 전원에게 귀국행 항공편에 비즈니스석을 제공했다.

그러나 선발대 13명과 달리 나중에 오는 22명은 돌발 변수 탓에 좌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모두가 비즈니스석을 앉지는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태 코치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이상 기후 때문에 KIA 타이거즈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할 때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양의지는 "투손을 떠나기 전 이틀 연속 불펜 투구로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던 시점이라 안타깝다"며 "나중에 오는 선수들이 버스 등 장거리 이동에 따른 더 큰 피로감을 호소할까 걱정된다"고 했다.

한국계 내야수인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발 델타항공 편으로 1일 오전 대표팀 선발대보다 약 30분 늦게 도착했다.

대표팀은 1일에는 푹 쉬고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김하성, 에드먼 두 선수가 합류한 가운데 처음으로 전 선수단이 모인 훈련을 진행하며 피로를 씻을 계획이다. 같은 장소에서 3일에는 SSG 랜더스 2군과 변형 청백전 형식의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