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든 거인 넷마블[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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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든 거인 넷마블

넷마블은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사 중 하나로, 2010년대 국내 게임 산업의 중심축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던 시기 빠르게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2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액 2조 6734억원, 영업손실 10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 배경에는 넷마블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자체 IP 부족’이 있다. 자체 IP 기반이 부족해 외부 IP 기반 게임을 주로 퍼블리싱하는 넷마블은 IP 사용의 대가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매출이 증가할수록 로열티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굵직한 자체 IP를 보유한 넥슨, 엔씨소프트와 달리 3N 중 넷마블만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넷마블이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한 이유로 신성장동력 확보를 짐작해볼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 게임의 수익 구조에 탈중앙화거래소(DEX)와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수수료까지 덧붙인 수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기반을 확장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존 IP에 블록체인 요소를 가미하는 방식은 신규 IP 개발 대비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적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마브렉스와 팬시로 투 트랙 전략 가동

넷마블은 자회사 마브렉스와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투 트랙 전략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했다. 마브렉스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마브렉스(MARBLEX)를, 넷마블에프엔씨는 작년 1월 인수한 아이텀게임즈(現 메타버스월드)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팬시(FNCY)를 운영하고 있다.

마브렉스는 넷마블의 게임을 활용하여 완전한 게임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형성하려고 한다. 반면 팬시는 넷마블에프앤씨가 전개하고 있는 게임, 콘텐츠(웹툰, 웹소설),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메타휴먼) 등 여러 사업에 블록체인을 선택적으로 접목했다. 보다 종합적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계획이다.투 트랙 전략은 넷마블이 지난 해 선포한 미래 신사업의 두 축(블록체인, 메타버스)과도 맞닿아있다. 넷마블 본사의 게임 기반 사업 모델은 블록체인과 더욱 시너지가 나기 때문에 마브렉스는 100% 블록체인에 힘을 싣는다.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의 콘텐츠 기반 사업 모델은 메타버스와 더욱 시너지가 나기 때문에 팬시는 메타버스에 힘을 싣되 블록체인을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하는 중심 축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제2의 나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다

마브렉스는 작년 한 해 3종의 블록체인 게임, (1분기),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2분기),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4분기)를 출시했다.
이 중 <제2의 나라>는 매출과 토크노믹스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을 포함한 27개국 국가에서 양대 앱마켓 매출 10위권에 안착했다. 작년 한 해 <미르4 글로벌>을 제치고 모바일 블록체인 게임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이다. 토크노믹스 측면에서는 게임 토큰 채굴량 대비 인게임 소진율이 95%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으로 토큰 가격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게임 토큰 채굴량 대비 높은 인게임 소진율이 시사하는 바는 게임만이 구현할 수 있는 토큰 소각처, 즉 탄탄한 게임 콘텐츠가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엑시 인피니티>로 대표되는 초기 P2E 게임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토큰을 게임 내에서 사용할 마땅한 사용처가 없었기 때문에 코인 공급 증가→ 코인 가격 하락 → 유저 이탈 → 인플레이션 가속화의 지속 불가능한 구조로 짧은 수명을 보였다. <제2의 나라>는 게임 콘텐츠를 통해 P2E 게임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지속 불가능한 토크노믹스 문제를 부분 해소하며 블록체인 게임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기대가 되는 ‘모두의 마블’ 블록체인 버전

마브렉스는 2분기 글로벌 2억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모두의 마블’ IP 기반 <모두의 마블2: 메타 월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타 월드>는 보드게임과 부동산 메타버스를 결합한 게임으로 땅과 건물을 NFT로 거래하고, 부동산 투자를 통해 게임 토큰 형태의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모두의 마블’은 주사위를 굴려서 무작위로 선택되는 지역에 판돈(부동산 투자)을 건다는 점에서 일종의 소셜 카지노 게임이기도 하다. 카지노 게임은 게임 토큰이 낯설지 않다. 단지 기존 카지노 게임의 게임 머니가 토큰으로 대체될 뿐이다.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기존 카지노 게임에서는 불가능했던 게임 머니의 현금화가 게임 토큰을 통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이 접목되는 <메타 월드>는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IP를 활용하고, 단순 부동산 구매에 그치는 기존 부동산 장르의 블록체인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때문에 흥행 성공 여부가 기대된다.
크로스앵글은…

크로스앵글은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 운영사다. 쟁글은 글로벌 가상자산 공시, 평가와 더불어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