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긴축 쇼크냐 대반전이냐…파월은 결론을 정했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파월 발언과 고용보고서, 캐나다 금리 주목 / 美증시 주간전망
2월은 '2일 천하'로 시작됐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1일)의 약발은 2일만에 끝나고 1월 고용보고서에 막혔습니다. 이른바 '2·3 쇼크'이자 2월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고용이 펄펄 끓고 있다는 걸 확인한 뒤에 5연타를 맞았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에 개인소비지출(PCE)까지 모두 시장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달러만 승자였습니다.

3월도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고용 보고서로 시작해 CPI, 소매판매, PCE로 이어집니다. 2월과 다른 게 있다면 미괄식이라는 점입니다. 2월엔 비둘기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시작해 매파적 고용과 물가 지표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다만 3월엔 각종 지표로 시작해 FOMC로 귀결됩니다. 바꿔 말하면 이번주부터 나오는 지표가 FOMC 결정에 모두 반영됩니다. 각종 지표가 FOMC 때 공개되는 금리인상폭과 점도표(금리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표), 경기전망을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FOMC 결정에 참고가 될 데이터의 첫단추는 어떨까요. 10일(현지시간)에 발표되는 2월 고용보고서가 첫 주자입니다. 2월 고용은 1월 고용과 다를까요. 1월 노동시장은 계절적 요인 때문에 일어난 일시적 현상일까요. 아니면 더욱 펄펄 끓어오를 노동시장의 신호탄일까요. 여기에 중국 양회발 소식도 더해지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그에 대한 궁금증은 7~8일 잇따라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8일에 나오는 베이지북에서도 미국 고용과 물가 동향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선행지표는 한 방향

각종 선행 지표들을 보면 대략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왔다갔다 하겠지만 2분기 이후에 빡빡한 고용시장이 다소 완화할 것이란 흐름입니다.

고용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컨퍼런스 보드 고용지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실업률과 상관관계가 깊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완화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수개월 앞서는 민간 통계에서 고용시장은 식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 양대 리크루팅 회사인 집리크루터와 리크루트홀딩스 자료가 대표적입니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기업들의 채용 공고가 노동부 발표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의 12월 구인 건수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57%나 많습니다. 이에 비해 집리크루터가 집계한 12월 기업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보다 26.7% 많은 수준입니다. 1월 증가율은 23.2%로 더 줄었습니다. 이언 시겔 집리크루터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리크루팅 열기도 식고 있으며 구직자들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전쟁이 호재로 바뀌나

미국 물가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각종 지표도 물가 하락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의 기름을 부었던 전쟁의 영향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CPI는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 이후 급등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3월부터 8월의 CPI 상승률은 8%가 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1981년 이후 40여년만에 최고치라는 표현이 반복되던 시기입니다.

달리 보면 올해 3월부터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역(逆) 기저효과'입니다.
극복해야할 장애물도 많습니다. 가장 큰 악재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는 점입니다. 돈은 여전히 많이 풀려 있습니다. 광의통화(M2) 기준으로 통화량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을 뿐 통화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저축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 가계는 여전히 부자입니다. 정부의 보조금 덕분입니다. 가처분 소득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이 와중에 중국의 리오프닝도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미·중 갈등도 더욱 격화하고 있습니다.


블랙아웃 기간 전 마지막 발언

당장 중요한 것은 2월 지표입니다. 특히 3월 FOMC 전에 나오는 2월 고용보고서와 2월 CPI(14일)를 주목해야 합니다. 여기엔 각종 선행지수의 추이나 전쟁의 '역 기저효과'가 반영될 가능성이 작습니다.

이 두 지표를 보고 Fed 인사들은 금리와 경기전망치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참고 지표가 8일에 나오는 Fed의 베이지북입니다. Fed 인사들은 FOMC 2주 전에 나온 이 자료에서 물가와 경기, 고용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11일부터 3월 FOMC를 앞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됩니다. 이번 주가 3월 FOMC 전 Fed 인사들의 마지막 공식발언이라는 얘기입니다. Fed 인사들이 각종 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이런 저런 발언을 쏟아낼 예정입니다.

두 가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발언이 나올 때마다 3월 FOMC에서 25bp 인상과 50bp 인상 중 어느 쪽을 지지하냐가 첫번째입니다. FOMC 투표권이 있는 인사인지 아닌 지를 따져가면서 봐야겠죠. 그리고 최종금리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이냐가 두번째입니다.


파월은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폭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하지 않겠지만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그는 이번주에만 두 번 내리 공식석상에 섭니다. 7일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통화정책 보고를 하고 다음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도 참석합니다. 이밖에 다른 Fed 인사들도 공식 발언을 합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블랙아웃 때문에 2월 고용보고서(10일) 뿐 아니라 2월 CPI(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이상 16일) 를 보고난 뒤 Fed 인사들의 공식 발언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번 주에 나오는 Fed 인사들의 발언은 단순 참고용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캐나다의 행보도 Fed 분위기 파악에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달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 동결 계획을 선포했다가 시장이 심상치 않자 바로 꼬리를 내린 곳입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캐나다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금리 동결일 지, 인상일 지는 8일 오전 10시에 공개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과연 언제쯤 잠잠해질까요. 미국 물가상승률이 스위스나 대만 정도로 내려올 수 있을까요. 그 길은 여전히 울퉁불퉁하고 험난합니다. 이번 주 여정의 큰 방향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캐나다 금리결정, 2월 고용보고서에서 결정될 전망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