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년 전 단일화 없었으면 '이재명 대통령'"

대선후보 단일화 1주년 맞은 안철수
"벽돌 한 장 더 놓는다는 심정이었다"

이진복 정무수석 작심 비판도
"부적절한 발언…당원 반감 많아져"
2022년 3월 3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3일 "만약에 단일화가 없었다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하에서 살 텐데, 과연 우리나라가 어떻게 됐을까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한 지 이날로 1주년을 맞는 가운데, 정권교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한 지) 드디어 1년이 됐는데, 저는 정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벽돌 한 장이라도 더 놓는다는 심정으로 그 일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안 후보는 이른바 '윤안연대'를 언급했다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았을 때 심정을 묻는 진행자의 말에 "사실 (이 수석이) 그때 안 했으면 좋았을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용산뿐만 아니라 우리 당에도 좋지 않고, 반감을 가지는 당원들도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의 말은) 부적절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 자기 의견들을 낼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사진=뉴스1
안 후보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 비상대책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모두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선 "이제는 이야기해도 될 때가 생각해서 저 나름대로 그동안의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가졌던 생각을 매일 한 번씩 연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출마를 포기한 나경원 전 의원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데 대해선 "이렇게까지 억지로 끌고 갈 필요가 있나 싶다. 나 전 의원 표정이 참 안돼 보였다"며 "이번에 뽑힐 당대표가 지휘할 것은 총선이고, 총선은 민심을 얻어야 한다. 당내 연대는 총선과 아무 상관이 없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경선 승리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앞서 안 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당원들께서 대통령과 당대표가 갈등 빚는 것을 우려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맞서지 않았고, 민주당의 대선 불복, 사법 불복과 싸우는 상황에서 당 내분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맞서지 않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뒤늦게 드러낸 바 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여러모로 낯설다. 대통령실, 비대위, 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 의식이냐"고 작심 비판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안연대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았던 안 후보는 당초 "더 이상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몸을 숙였으나, 전당대회 막바지 김기현 후보에게 밀리는 판세가 이어지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안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대선 후보 단일화를 보면) 역사적 사실 아니냐"며 "제가 대통령과 동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받아쳤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안 후보를 겨냥해 "전당대회에 자꾸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여러 번 호소했다"고 한 차례 더 지적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지난달 8일 "(윤안연대는)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냐"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우리도 (경고)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며 "윤핵관이라는 말도 당내에서 안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