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돌아온다…2년 만에 경영 복귀
입력
수정
상장 3사 등 이사회서 사내이사 선임안 의결셀트리온그룹은 3일 각사별 이사회에서 서정진 명예회장(사진)을 2년 임기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에서 이뤄졌다.
이번 안건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 경영진이 창업주인 서 명예회장의 한시적 경영 복귀를 요청함에 따라 상정됐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서 명예회장의 각사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선임은 오는 28일 열리는 각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으로 최종 확정된다.서 명예회장은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다시 현직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셀트리온그룹이 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를 추진한 데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올해가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배경이 있었다고 했다.
그룹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 명예회장이 공동의장으로서 주요 제품을 미국에 신속히 출시하고, 현지 유통망의 전열을 가다듬는 데 필요한 핵심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유럽에서 출시된 베그젤마(CT-P16)와 유플라이마(CT-P17) 등은 미국 승인 및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미국 현지 직판 체계도 본격 가동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유럽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램시마SC는 연말 미국 승인을 예상 중이다. 서 명예회장의 리더십이 셀트리온그룹이 미국에서 성장 발판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현 경영진은 판단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3년을 신약개발 회사로서 면모를 갖춰나가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최근 신규 항체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경구형 항체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협력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준공해 신약 연구개발 역량에 집중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암젠과 화이자 등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경험이 풍부한 토마스 누스비켈을 미국법인 최고사업책임자(CCO)로 최근 선임했다.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임원급 현지 인력을 대거 영입해, 현지 법인을 50여명 수준으로 확충하는 등 미국 직판 체제 구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그룹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 제품의 승인 및 출시, 신약후보물질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