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이재명, 유능해서 '비리 프레임' 빠져…지금은 당내 갈등 척결할 때"

"오세훈에게 적용됐던 무혐의 논리, 李에겐 예외"
당내 갈등엔 "이재명이 나서서 거부해야"
"검찰이 기소해도 이재명은 직무정지 예외"
현역 의원 지역구 노리는 친명 인사에 '경고'
사진=안규백 의원실 제공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3일 재판에 출석한 이재명 대표에 민주당 대해 "시대정신에 부함하는 이재명의 유능함을 정권이 비리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은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선 2차전으로 봐야 한다"며 "법원은 과거 토론회에서 의혹을 부인하는 차원의 발언은 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고, 검찰은 이를 기반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및 파이시티 사업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이 대표에게 유독 가혹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유능한 정치인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정부·여당의 최대 경쟁자로 자리잡은 탓"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있었던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를 가르는 행위를 가장 먼저 거부하고 척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핵심가치인 다원성과 민주성을 입증해야만 당이 수권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입증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의 영향력을 활용해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친명계 인사들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안 의원은 "총선이 1년 넘게 남은 시점에서 유권자와 공감대를 확대하는 활동은 유의미하지만, 당이 일사분란한 체계를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른 감이 있다"며 "특히 지역을 지키는 현역 의원이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검찰은 체포동의안 부결에도 대장동·성남FC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소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 80조에 따라 이 대표의 직무정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안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기간 전당대회준비위원장으로서 당헌 80조 개정을 주도한 당사자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된 당직자의 혐의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되, 정치 탄압 등의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 대표는 예외조항인 80조 3항의 적용대상"이라며 "현재 상황은 정적제거를 위한 정치보복이자 야당탄압으로 보는 것이 다수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4선 국회의원인 안 의원은 민주당내 정세균계(SK계)의 좌장으로,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의 주요 후보군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