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서정진, 신약 기업 M&A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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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경쟁 갈수록 치열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이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체질 변화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 소식에 3일 셀트리온(4.8%) 셀트리온헬스케어(7.1%) 셀트리온제약(15.6%) 등 상장 계열사 주가는 급등했다.
"성장동력 확보, 체질 개선해야"
글로벌 직접판매 체제 구축하고
셀트리온 3社 합병 추진 본격화
제약 주가 16%·헬스케어 7% 급등
○신약 역량 확보 ‘승부수’
바이오업계는 경영에 복귀한 서 명예회장이 자체 신약 개발 역량 확보에 가장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업자인 서 명예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회사 체질을 바꾸려는 승부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발표된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2839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1년 전보다 20.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주력 제품인 ‘램시마’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게 오히려 영업이익을 감소시켰다.
이는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결과다. 유럽에서는 램시마 경쟁 제품이 3개 출시돼 있다. 지난해 580억달러(약 73조원)어치가 팔린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8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진다. 최근 셀트리온이 차세대 신약 플랫폼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바이오벤처 등과 손잡은 배경이다.셀트리온은 서 명예회장 복귀를 계기로 신약 플랫폼 기업 등의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와 연구개발(R&D) 협력 방식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해왔다면 앞으로는 대형 M&A로 내재화할 것”이라며 “서 명예회장이 이사회에 복귀한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美 의약품 시장 직판 도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체질 변화에도 속도를 낸다. 셀트리온 의약품 해외 판매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진행 중인 글로벌 직접 판매(직판) 체제 구축이 대표적이다.이미 유럽 주요 시장에서는 직판 체제에 시동을 걸었고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셀트리온이 야심차게 준비한 피하주사 제형 ‘램시마SC’의 미국 직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램시마SC는 올해 말 미국 FDA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정맥주사(IV) 형태의 기존 램시마 제품과 차별화된다. 이미 유럽에서 기존 램시마IV 제품과 시너지를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서 명예회장의 리더십이 미국에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장 3사 합병도 기대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상장 3사 합병 작업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최단시간에 합병을 진행하겠다”고 했다.업계에서는 회계기준 위반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 징계 이슈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오는 3분기께 합병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합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