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 안동간고등어 공장도 문닫아

"잡힌 고등어 95%가 잔챙이라
직원들이 손질할 재료가 없다"
특산물 내세운 中企들 벼랑끝
< 텅 빈 공장 > 3일 경북 안동시 예미정 안동간고등어 공장이 텅 비어 있다. /안동=이광식 기자
“많이 잡히면 뭐해요? 쓸 만한 고등어는 씨가 말랐는데….”

3일 경북 안동에서 만난 김재문 예미정 안동간고등어 대표는 “올해는 정부 비축 물량조차 없을 정도로 고등어가 안 잡혔다”고 말했다. 이미 공장 여러 개를 접은 회사는 이달 내로 공장 한 곳을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창업 당시만 해도 공장 7개에 직원 250명이 일했는데, 지금은 공장 2개, 직원 50명으로 쪼그라들었다”고 했다.해수 온도 교란은 안동의 대표 특산품인 간고등어 생산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어획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문제는 상품성이다. 손바닥만 한 ‘잔챙이’ 고등어만 대량으로 올라와서다.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연안 상태계 파괴가 부른 일이라는 설명이다. 예미정 안동 간고등어는 김 대표가 1997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간고등어 전문 기업이다. 이마트, 쿠팡 등 전국 10여 곳의 대형 유통업체가 거래처다.

국산 고등어로 만드는 안동 간고등어는 사실상 한계에 달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공장을 잇달아 폐쇄해온 것도 외국산을 쓸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고등어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는 “부산에서 잡힌 고등어 8만t 중 95%가 가축 사료용으로 쓰이는 작은 고등어”라며 “상품성 있는 물량을 확보하려는 업자들끼리 2~3배씩 웃돈을 주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안동=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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