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강한 바람에 전국 곳곳서 산불 잇따라

순천서는 주민들 대피했다 귀가…영양 산불은 4시간여만에 진화

계속되는 건조한 기후에 강한 바람까지 가세하면서 3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랐다. 전남 순천과 경북 영양에서는 비교적 큰 산불이 나 대규모 소방인력을 투입해 장시간 진화 작업을 해야 했고, 충남 공주, 부여, 태안, 홍성과 경북 경주, 강원 정선에서도 산불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 13분 전남 순천시 월등면 망용리 산15 일원에서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오후 3시 30분 산불 1단계를 발령했고, 1시간 후에는 산불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1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 10∼30㏊ 미만, 평균 풍속 2∼4㎧ 미만, 진화 예상 시간 3∼8시간 미만일 때, 2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 30∼100ha 이상, 평균 풍속 7㎧ 이상, 진화 예상 시간 24시간 이상 등 조건일 때 발령된다.

산림 당국은 진화 헬기 21대, 진화 차량 28대, 인원 307명을 동원해 화재 인지 5시간 37분 만인 오후 7시 50분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비닐하우스 2동이 전소되고, 임야 16ha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하면서 인근 2개 면 3개 마을에 거주하는 77가구 91명이 면사무소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가 주불 진화 이후 귀가했다.

불은 인근 과수원에서 부산물을 소각하다 번진 것으로 추정됐다.

순천 산불 발생 시점과 비슷한 시간인 오후 2시 11분 경북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에서 산불이 났다. 산림 당국은 발화지 인근에 풍력 발전(터빈)이 여러 개 있어 강한 바람이 불며 산불이 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후 4시 20분 산불 1단계를 발령했다.
불은 4시간 20여 분 만인 오후 6시 30분 진화됐다.

산불 원인은 쓰레기 소각 중 바람에 날린 불씨로 보인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영호남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산불이 이어졌다.

오후 2시 2분 충남 공주시 신풍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앞서 오전 11시 58분 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나 헬기 2대, 장비 5대, 인력 89명이 1시간 42분 만에 불을 껐다.

오전 10시 41분 충남 부여군 충화면 야산에서도 불이 나 51분 만에 꺼졌고, 오전 10시 57분 홍성군 홍동면의 한 야산에 난 불은 28분 만에 진화됐다.

주택에서 난 불이 산불로 번지거나 산불을 낸 50대가 검거되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23분 강원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 한 주택에서 난 불이 산으로 옮겨붙었다.

불은 출동한 진화대원 등에 의해 20분 만에 꺼졌다.

앞서 오전 6시 36분 경북 경주시 인왕동 도당터널 부근 야산에서 신문지와 낙엽을 쌓아놓고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낸 50대가 검거됐다.

이로 인해 1시간 30분 만에 임야 0.06㏊가 탔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산림당국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농산폐기물과 쓰레기 소각 중에 발생하는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확산할 수 있으니 산림 100m 이내 지역에서는 화기 취급을 삼가달라"고 말했다. (강태현 김선형 박철홍 손대성 이주형 정회성 천정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