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의 관절건강 이야기] 무릎 아플 때 스쿼트 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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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면 독자 의견·투고 받습니다40대 중반의 최정현 씨(가명)는 한 달 전부터 스쿼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체를 단련하는 근력운동을 해야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1주일 전쯤부터 스쿼트를 하면 무릎이 아프다. 관절에 좋으라고 스쿼트를 시작한 것인데 무릎이 아프니 고민스럽다. 최씨가 근력운동을 시작한 것은 잘한 일이다. 본격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기 시작하는 50대 이전에 근력운동으로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면 그만큼 오래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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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트는 하체 근력운동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운동이다. 특히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좋다. 허벅지가 탄탄하면 무릎에 쏠리는 하중이 줄고,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으니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로 잘할 때의 이야기다. 한국인들의 무릎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자세는 쪼그려 앉기와 양반다리인데, 스쿼트도 이 두 자세 못지않게 부담을 준다.첨부된 그래프만 보면 스쿼트 운동을 당장 그만둬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프에서는 무릎을 90도 이상 구부린 자세를 기준으로 무릎에 실리는 하중을 계산한 것이다. 무릎을 많이 굽혀 자세를 낮추면 그만큼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무릎을 70도까지만 구부려 스쿼트 운동을 하면 무릎에 부담을 덜 주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스쿼트를 할 때 무릎이 너무 앞으로 나가도 안 된다. 이런 자세는 모든 체중의 부하가 무릎에 쏠리고, 앞다리 근육이 과하게 당겨져 무릎 전면에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이 발끝보다 나가지 않는 것이 안전한데, 스쿼트를 할 때 발끝을 살짝 들어주면 자기도 모르게 너무 앞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앉을 때 무릎이 너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향하는 자세도 부담을 준다. 이런 자세는 무릎 내측과 외측에 압력을 가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이처럼 스쿼트는 그 자체로는 무릎에 하중을 많이 가하는 동작이지만 자세를 교정하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돼 무릎이 아프다면 스쿼트할 때 조심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라면 가장 무릎에 부담을 덜 주는 자세로 가볍게 스쿼트를 해도 괜찮지만 관절염 중후반에 진입했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스쿼트를 하면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분들은 평지를 걷는 것이 제일 좋다. 산책하듯이 하루 30분~1시간 정도만 꾸준히 걸어도 퇴행성 관절염 진행을 막고, 건강한 무릎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