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펀드 수익률 톱 10 중 6개…가치주 펀드 전성시대

에프앤가이드 분석
'KB밸류포커스'
3개월 10.17%로 1위

'KB연금가치주'
'에셋플러스리치투게더'
2·3위도 수익률 10%대

행동주의 펀드 영향도
저평가 기업들에 장기간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들이 지난해 말부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 흐름 등이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3개월간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순자산 500억원 이상) 수익률 상위 10개 중 6개가 가치주 펀드였다. ‘KB밸류포커스’가 10.17%로 수익률 1위였다. 이 펀드가 담고 있는 골프존, 오스템임플란트, 티앤알바이오팹, SBS 등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연금가치주’(10.15%)와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10.01%)가 수익률 2, 3위였다. ‘우리중소형고배당’(9.19%), ‘KB주주가치포커스’(8.01%),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6.44%) 등 다른 가치주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기업의 시장가치가 내재가치보다 낮다고 판단하는 기업에 투자한 뒤 본질가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들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 거시 경제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가치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가치에 더 집중하는 성장주 투자의 경우 향후 금리·경기 상황·자금 수급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가치주 투자는 시장 상황보다 개별 기업의 가치에 더 집중하는 만큼 외부 변동성에 의한 민감도가 낮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닷컴 버블 붕괴 등 주식 시장이 급락한 상황에서는 가치주가 각광받았다”며 “지금의 가치주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도 가치주 펀드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가치주 펀드들은 실적과 안정성은 높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으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한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 돈은 충분히 벌지만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소극적이거나, 기업의 이익 및 자산을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용하는 기업도 대상이다.

SM엔터테인먼트,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얼라인파트너스, KCGI(강성부펀드)의 타깃이 되며 주가가 상승했다. 정용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장은 “가치주 펀드들이 주주가치 향상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