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크립스 공동연구' 코애귤런트, APC 항체 탐색과정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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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후보군 중 응고 표적 항체 발굴국내 바이오기업 코애귤런트테라퓨틱스의 혈우병·외상신약 후보물질이 국제학술지에 공개됐다. 새 활성화단백질C(APC) 신약 후보물질을 선정하는 이번 연구에는 APC 글로벌 연구를 선도하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분자의학과 연구진이 참여했다.
APC 분야 세계적 석학도 연구 참여
연구팀은 21개 나노바디(항체) 후보물질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응고조절 기능에 특화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이를 활용해 혈우병, 급성 출혈 치료제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21개 항체 후보군 중 1개 최적 물질 도출
7일 국제학술지 블러드어드밴시스에 따르면 코애귤런트 연구팀은 지난 1일 새로운 APC 후보물질 탐색 과정을 담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논문은 지난해 12월 코애귤런트 연구팀이 미국혈액학회(ASH)에서 구두 발표한 APC 나노바디 라이브러리(집합체)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APC는 항응고, 항염, 세포보호 활성 등의 기능을 가진 혈액응고 관련 아미노산 프로테아제(단백분해효소)다. 천연 항응고 물질로도 불리는 APC는 중증 패혈증 환자 등에게 활용하면 효과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나왔다.
이런 성질을 활용해 일라이 릴리는 2002년 재조합 APC 신약인 '자이그리스'를 개발해 패혈증 치료제로 출시했다. 하지만 생존율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은 데 반해 출혈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2011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APC 기능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신약 개발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코애귤런트는 낙타과 동물인 라마 수컷의 항체를 활용해 APC의 비활성 부위를 표적으로 삼는 항체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연구진은 단백질C 자이모겐(효소원)보다 APC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21개 항체 후보물질을 추렸다. APC만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약 후보군을 확보한 것이다.
이들 후보물질에 LP1부터 LP21까지 이름을 붙인 뒤 이를 기능적으로 분석해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 항체가 APC의 기능인 항응고 활성, 히스톤 H3 절단, PAR1 절단 등에 각각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했다.
이런 방식으로 LP2와 LP8, LP17 등 3개 항체는 APC의 세가지 기능을 모두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LP1과 LP5, LP16, LP20 등 4개 후보물질은 세가지 기능 중 두가지를 억제했다. APC의 항응고 활성 기능만 억제하는 항체는 LP9과 LP11이었다. 연구진은 후보군으로 뽑인 두 종류의 항체를 다시 분석했다. 이를 통해 LP11이 APC의 항응고 활성을 억제하면서 PAR1 절단 작용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혈우병이나 응고장애 관련 출혈이 있을 때 이를 멈추도록 지혈시키고 세포를 보호하는 데 해당 항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혈우병 환자나 급성출혈 등 외상 환자 치료를 위한 신규 후보물질을 발굴한 것이다.
혈액 응고에만 영향주는 APC 신약 개발
논문을 통해 연구진은 "APC 특이 항체를 식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라마 항체 집합체를 통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고 했다.이들은 "LP9와 LP11은 H3과 PAR1 절단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APC의 항응고 활성만 억제했다"며 "이는 최소한의 항응고 활성 기능을 갖도록 조작된 APC 변이와 유사하다"고 했다.연구팀은 추가로 발굴한 항체를 활용해 급성출혈, 혈우병, 패혈증 등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의 교신저자로 참여한 로랑 모니에 스크립스연구소 분자의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항체는 APC의 유익한 기능은 지키면서 원치 않은 기능을 없애줬을 뿐 아니라 세포 보호 기능까지 개선시켜줬다"고 했다. 모니에 교수는 APC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코애귤런트는 산후출혈 신약으로 차세대 제7혈액응고인자 후보물질 'CT-001'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한 APC 항체를 활용해 신약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7일 9시 2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