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브로드웨이의 원작 감동 전달할 것"

30일 개막 앞두고 기자간담회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직접 공연을 보는 것처럼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할 겁니다.”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기자간담회에서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왼쪽부터)과 데니 베리 협력 안무, 신동원 프로듀서(에스앤코 대표) 등은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프리드와 베리는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파견돼 왔다.오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은 앞서 2009~2010년 이후 약 13년 만에 열리는 한국어 공연이다. 프리드는 지금껏 두 차례의 한국어 공연과 세 차례 내한 공연까지 국내에서 공연된 모든 ‘오페라의 유령’에 연출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베리는 1988년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댄스 캡틴으로 참여해온 베테랑이다.

라이선스 수입 과정을 총괄한 신 프로듀서는 “원작 공연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영국과 호주 등에서 직접 제작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을 들여왔다”며 “다만 가사 번역에서는 우리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고 배우들이 노래하기 편한 방식으로 많은 수정을 거쳤기 때문에 관객들도 듣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유령’ 역에 뮤지컬계 스타 배우 조승우 등이 캐스팅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리드는 “유령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는 연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연기에 강점이 있고, 전동석과 김주택은 각각 뮤지컬과 성악 전문가기 때문에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며 “크리스틴과 라울 역에 각각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도 모두 각자 매력이 너무나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주역 배우의 연기가 궁금하다면 공연을 최소 일곱 번 보러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오페라의 유령’은 브로드웨이에서 35년 연속 쉼없이 공연하며 최장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베리는 “작품에 담긴 열렬한 사랑과 사랑에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하는 감정 등 시대와 국적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는 게 전 세계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은 이유”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 시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001~2002년 당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한 ‘오페라의 공연’은 처음으로 ‘회전문 관객’(같은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 문화를 만들어냈고, 국내에서 대형 뮤지컬 시장이 확대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2020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세계에서 유일하게 월드투어 공연을 진행한 나라도 한국이다.

프리드는 “한국과 ‘오페라의 유령’은 서로 깊은 애정을 다진 관계”라며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뮤지컬 붐이 일어나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는 점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 공연은 오는 6월 18일까지, 서울 공연은 7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