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일 문화교류 확대의 꽃을 피우자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근 서울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봄의 시작과 함께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우리 관광업계가 봄날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14일부터 4일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전국 10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들로 구성된 한국관광홍보단이 일본 주요 3대 도시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을 알리는 ‘K-관광로드쇼’를 개최했다. 필자는 그중 도쿄지역 행사에 참가해 일본 관광산업 책임부처인 국토교통성, 관광청 등 정부 인사 그리고 일본여행업협회 회장단 등 일본 여행업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정부 및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코로나19로 위축된 한·일 관광교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 일본 정부가 5월 8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5등급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일본인의 해외여행도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일본여행업협회 소속 주요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일본인들이 찾고 싶은 나라로 한국이 가장 먼저 손꼽히고 있는 점을 들어 앞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관광업계로서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일본 내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에 한국 콘텐츠들이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행사 기간 중 만난 일본 각계 주요 인사들이 최근 일본 내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일본 사회와 생활 전반에 스며든 한류 사례를 설명하는 것을 듣고 이 사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금년과 내년은 우리 정부가 설정한 ‘2023~2024년 한국방문의 해’다. 우리 공사는 일본인 방한시장 회복의 방향을 한류를 매개로 한 ‘K콘텐츠 관광’의 확산으로 설정하고 K팝, K드라마·영화·음식 등 기존 인기 콘텐츠뿐 아니라 K클래식, 스포츠, 역사 등과 연계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보다 폭넓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게 할 계획이다. 관광은 단순히 타지역을 방문해 보고 즐기는 행위만은 아니다. 관광객들은 방문지의 문화·역사·생활양식에 노출되는 동시에 자신의 문화 또한 방문지에 전파하게 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호 간에 문화를 전달하고 교류한 관계다. 올봄에는 보다 많은 양국민이 서로 방문하며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꽃을 활짝 피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