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증시, 테마주 장세…"급락 가능성 커 투자 신중해야"

AI·K칩스법 등 호재 부각된
일부 관련주만 단기 급등세

"테마주도 시장 수급 멈추면
단기간에 손실 볼 가능성 높아"
코스피지수가 2500선 벽을 넘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외국인 순매수가 줄어들면서다. 뚜렷한 증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법, 애플페이 등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단기과열종목 지정예고’ 공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6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건)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상승장이 한창이던 전달(51건)과 비교해도 31.4% 증가했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던 1월보다 오히려 2월 단기 급등세가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코스피지수는 2월 한 달 동안 0.5% 내리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진 영향이다. 외국인은 지난 2월 1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1조45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2월 마지막 5거래일(2월 22~28일)에는 1조4192억원을 순매도했다.

호재가 부각된 일부 개별 종목은 돌아가면서 단기 급등세를 탔다. 지난달 3일 금융위원회가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자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국정보통신, 하인크코리아, 이루온 등이 줄줄이 상승세를 탔다. 하인크코리아는 2월 한 달 동안 69.3%, 한국정보통신은 18.9% 상승했다.

챗GPT 수혜를 본 인공지능(AI) 테마주는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셀바스헬스케어는 지난달 주가가 259.9% 폭등해 전체 상장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셀바스AI가 AI 사업을 한다는 이유였다. 지난달 23~27일에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46.3%), 코난테크놀로지(39.2%) 등도 지난달 주가가 크게 올랐다.

‘K칩스법’으로 통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중소 반도체주도 급등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디자인 업체인 에이디테크놀로지(67.3%)를 비롯해 에이디칩스(50.4%), 가온칩스(48.4%) 등이 상승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테마주가 단기 급등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질 가능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안랩의 경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권 경쟁 후보로 나서면서 1월 40% 이상 급등했지만 2월에는 18.9% 하락했다. SK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토큰증권’ 수혜가 예상되며 지난달 초 주가가 상승세를 그렸지만 고점 대비 18% 이상 하락했다.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안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테마주 시장은 AI, K칩스법, 중국 철강 수요 등으로 여전히 분주하다”며 “시장의 수급이 받쳐주지 않거나 투자자들이 다른 테마로 넘어가면 순식간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