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근대식 별장, 대전시 지정 두 번째 등록문화재 됐다

1931년 지은 건물…내륙지역 별장으로는 드문 형태
일제강점기에 지은 보문산 근대식 별장이 대전시 지정 등록문화재가 됐다. 옛 대전형무소 우물에 이어 두 번째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중구 대사동 보문산 목재문화체험장 아래에 있는 근대식 별장은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일본인 쓰지 만타로(辻萬太郞)가 지었다.

약 90㎡ 면적의 너와형 기와를 지닌 아담한 단층 주택으로, 중정(中庭) 중심의 한옥과 달리 거실 중심의 집중적 평면 배치를 한 일제강점기 주택의 형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930년대 사진을 보면 정남향에 커다란 복도를 베란다처럼 설치하고 큰 창을 통해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서양식 의자에 앉아 외부 경관을 내다볼 수 있게 했는데, 개항지나 관광지가 아닌 내륙에 조성된 별장으로는 유사 사례가 드물다.

장식용 교창(交窓), 외부의 돌출창, 시멘트 블록 등도 시대성을 지니고 있어 근대 등록문화재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박성관 대전시 문화유산과장은 "앞으로 보문산 근대식 별장을 최대한 원형대로 복원해 시민쉼터, 차 문화체험장, 건축전시체험관 등으로 개방할 계획"이라며 "인근 숲치유센터, 목재문화체험장, 숲속공연장 등과도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도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과 활용 가치가 큰 건물, 시설, 문화자산 등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권한을 갖게 됐다.
대전시는 지난해 6월 일제강점기 도산 안창호·몽양 여운형 선생 등 수많은 애국지사가 투옥됐던 대전형무소 내 가장 오래된 동시에 거의 유일한 흔적으로 평가되는 우물 2개 중 1개를 시 지정 첫 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

한국전쟁 때는 민간인 170여명이 수장된 곳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