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나선 임종룡호 우리금융…계열사 CEO 교체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9곳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다. 우리은행은 부행장을 19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12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임원을 11명에서 7명으로 축소하고 6명을 교체했다.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첫 번째 인사다.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원샷' 조직 개편을 통해 전격적인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러나는 이원덕 은행장

우리금융 이사회는 7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14개 자회사 중 9곳의 CEO를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김경우 대표)를 CEO로 영입한 우리PE를 제외하고 임기를 2년 이상 채운 CEO를 모두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 대표에는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엔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을 내정했다. 우리종금 대표로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이 추천됐다. 이종근 우리금융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로, 김정록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우리펀드서비스로 자리를 옮긴다. 우리자산운용 대표엔 외부 출신인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했다,
이들 CEO는 각사 주총이 열리는 오는 22~23일 취임해 곧바로 인사와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는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이날 이원덕 우리은행장(62)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임종룡호' 우리금융 출범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 행장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몸집 줄이는 지주

이번 자회사 CEO 인사의 핵심은 '경영 자율성' 강화다. 임 내정자는 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사업지원·미래성장총괄 등 2명으로 운영됐던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전략·재무·IT 등 11개 부문도 9개로 축소해 효율성을 높였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했다. 120명가량인 전체 인력은 약 20%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2명을 파격적으로 발탁하는 '세대교체'도 이뤄냈다.

조직문화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 TF(회장 및 자회사 CEO 협의체)'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TF는 인사 및 평가 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 프로그램 등을 맡는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부분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통합 관리한다.

○새 진용 갖춘 우리은행

임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영업 조직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했다.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했다. 각 부문 아래에는 5개, 4개의 주요 영업 그룹을 배치했다. 부문장은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한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도 단행됐다. 19명이었던 부행장을 18명으로 줄이고, 이 18명 가운데 12명을 교체했다. 신임 그룹장 중 조세형 기관그룹장과 박봉순 연금사업그룹장, 정현옥 투자상품전략그룹장 등 3명은 본부장급을 배치했다.

아울러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했다. 상생금융부를 새로 만들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박상용/김보형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