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자동주사제형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 첫 승인

美코헤러스 '유데니카 오토인젝터'
투여 편의성 높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동주사(오토인젝터) 제형의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과 다른 방식을 적용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한미약품과 GC녹십자 등이 투여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코헤러스바이오사이언스는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 ‘유데니카’의 오토인젝터 제형을 FDA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밝혔다.호중구감소증은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으로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는 증상이다. 혈중 호중구가 감소하면 감염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진다. 이를 치료 및 방지하기 위해 호중구를 만들어내는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를 항암화학요법 후에 투여한다.

뉴라스타 등 지금까지 승인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는 모두 항암화학요법 후 24시간 이후에 투여한다. 항암화학요법이 약효를 발휘하고 배출되는 시간을 고려한 것이다.

때문에 항암 치료를 받은 다음날 다시 병원을 방문하거나 24시간 이후에 약물 투여를 시작하는 주입장비를 몸에 부착해야 했다. 의료진의 판단 아래 제한된 암종에서 자가투여를 할 수 있지만 주사법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을 받더라도 보호자나 환자가 바늘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유데니카 오토인젝터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다음날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자가투여할 수 있도록 만든 사전충전형 주사(프리필드실린지)다. 미리 약물이 충전된 주사기를 피부에 대고 누르면 정해진 양의 유데니카가 자동으로 주입된다. 주사기 밀대(피스톤)을 끝까지 눌러 주입하는 기존의 수동 투여 방식과 구분된다.

리 슈왈츠버그 네바다대 임상의학 교수는 “유데니카 오토인젝터는 환자와 의사에게 다양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한 치료 방법”이라며 “멀리 떨어진 환자들이 병원을 재방문할 필요가 없고 투여 시간에 대한 선택지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코헤러스는 올해 2분기 유데니카 오토인젝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부착형 주입기로 편의성 높인 암젠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초기 G-CSF 계열 약물은 항암화학요법 치료 1주기당 4~5회 투여해야 했다.

암젠이 2002년에 승인받은 뉴라스타는 반감기를 늘려 약효를 오래가게 만든 지속형 G-CSF 제품이다. 항암화학요법 1주기당 1회 투여하는 용법으로 승인됐다. 사전충전 제형이지만 수동 주입만 가능(manual use only)하다. 하지만 24시간 후 병원에 다시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은 개선하지 못했다.

암젠은 투여 편의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뉴라스타 부착형 주입기(온바디인젝터) ‘뉴라스타 온프로’를 개발해 2015년 승인받았다. 뉴라스타 온프로를 항암화학요법치료 직후 몸에 부착하면 27시간 후부터 45분에 걸쳐 뉴라스타가 자동으로 주입된다. 환자들이 병원에 다시 방문할 필요 없이 최적의 시점에 정해진 용량이 주입되도록 했다. 코헤러스는 2018년에 수동 주입 사전충전형 제형으로 우데니카를 승인받았다. 이후 온바디인젝터와 자동주입기를 각각 개발해왔다. 온바디인젝터는 올해 승인이 예상되는 일정으로 FDA에서 심사 중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유데니카 오토인젝터는 별도의 장비를 부착할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투여할 수 있다. 따라서 온바디인젝터에 비해 활동적인 생활 유형의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이 코헤러스 측의 설명이다.

한미약품·GC녹십자, 지속형 제품 개발 후 당일투여 연구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항암치료 주기당 1회 투여하는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를 각각 개발했다. 두 제품 모두 24시간 후에 투여하며 치료주기당 1회 투여하는 제품으로 승인됐다. 투여 편의성을 높이려는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뉴라펙’(페필그라스팀)을 개발해 2015년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2021년에는 자가투여를 위한 보조장비 ‘허그펙’을 개발했다.

허그펙은 사전충전형 주사기를 안전하게 투약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환자가 주사바늘을 보지 않게 하고 손떨림과 관계없이 최적의 깊이로 뉴라펙을 투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의 손에서 장비가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배흘림(중간 부분이 불룩한 기둥 형태) 디자인도 적용했다.

작년 7월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 당일 뉴라펙을 투여하는 요법에 대한 연구자 임상을 승인받았다.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당일 투여가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임상이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는 회사의 장기지속형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약이다. 2021년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롤론티스의 글로벌(한국 일본 중국 제외) 권리는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가 2012년 도입했다. 작년 9월 FDA에서 승인받고 판매 중이다. 스펙트럼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당일에 롤론티스를 투여하는 임상 1상을 2019년 승인받아 진행하고 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8일 8시 14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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