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황교안 "이대로는 총선 패배…김기현 사퇴하라"

안철수·황교안 공동 기자회견
'울산 땅 투기·대통령실 전대 개입' 의혹 규탄
"이대로라면 총선 패배…김기현 즉각 사퇴"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왼쪽)와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안철수 당대표 후보와 황교안 후보가 전격 회동을 가진 데 이어 김기현 후보를 향한 합공에 나섰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행정관들의 전당대회 선거 개입 의혹'을 규탄하면서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공동 대응에 나선 이유에 대해 두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사실상 연대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비정상 상태인 당을 정상화하는 당원들의 축제이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교두보가 돼야 하는데, 김 후보의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역대 가장 혼탁한 전당대회가 되고 말았다"며 "이대로라면 우리는 또 한 번 큰 위기에 빠지고 말 것이다. 당은 분열하게 되고 대통령께 큰 짐을 지우게 될 것이며, 결국 우리는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고 윤석열 정부를 지켜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 두 사건은 우리 당의 도덕성과 윤석열 정부의 공정성에 직결됐기 때문에 그것만이 당의 분열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의 승리를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이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이미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다"며 "이번이 최후통첩이다.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전격 회동을 가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동에서 김 후보의 과반 득표 실패로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안 후보와 황 후보가 상호 연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후보는 회동을 마쳤을 때뿐만 아니라 회견 이후에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함께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느냐"며 "(결선 투표 시 서로 지지하는 것은) 암묵적으로라도 약속이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