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전면 복원 시동…'2018년 이전'으로 돌아가나

尹대통령 방일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 (현지시간) 독일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사진= 외교부 제공
정부가 지난 6일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발표하면서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냉각됐던 한일관계를 전면 복원하는 데 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한일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수년간 중단됐던 한일간의 각종 전략적 협의 채널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르면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이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 토대가 될 전망이다.먼저 한일 외교차관급 전략대화가 회복될지 이목이 쏠린다. 단순한 현안 협의를 넘어 중장기 관점에서 지역과 범세계 이슈를 폭넓게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2005년 시작된 채널이다. 현재 한일 외교차관급 전략대화는 2014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한일 외교차관이 양자 회담을 하더라도 전략대화 형식으로는 열리지 못했다.

한일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는 '2+2' 형식의 외교안보 대화체인 안보정책협의회도 1998년 시작돼 꾸준히 개최됐지만 2018년 3월 이후에는 열리지 않았다.

이런 협의체가 중단됐던 것은 결국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 이후 과거사 갈등이 악화하면서 한일 간의 '전략적 신뢰'가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정부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법을 발표해 문제를 풀기로 한 만큼 회복된 신뢰를 바탕으로 그동안 경색됐던 부분을 복원·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이와 관련한 구체적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일관계 회복이 국익 확대에 부합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 경제, 안보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장기간 경색된 관계를 방치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국민을 위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제징용 갈등에서 파생됐던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도 해결 수순으로 갈 전망이다.앞서 일본은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2019년 한국에 수출규제를 가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응해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가 그 효력을 정지시켰다.

지금까지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제하는 시점과 사실상 동시에 한국 정부도 지소미아의 법적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이미 한일 통상당국이 양자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

한일 협력이 여론의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대한민국의 오늘날 위치를 감안해 장기적 안목으로 (해법을) 봐 달라"고 이야기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