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수장 바뀌는 공기관 103곳…후속 인사는 '적재적소' 지켜야

올해 말까지 총 103개 공공기관의 장(長)이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 대상 기관은 기관장 임기가 끝난 곳 25개, 중도 사퇴 등으로 기관장이 공석인 곳 21개, 올해 안에 기관장 임기가 종료되는 곳 57개 등이다. 이는 367개 공공기관과 그 부설기관의 28.1%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말기에 임명된 공공기관장 ‘알박기 인사’의 폐해가 일부 줄어들지 주목된다.

직전 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은 아직 288곳, 전체의 78.5%를 점한다. 지난달 말 코레일 사장 해임건의안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에서 의결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전격 사의를 밝혔지만, 상당수 이전 정부 임명 인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다 돼 가도록 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은 15.8%인 58명에 불과하다.직전 정부 임명 공공기관장들은 이념만 앞세우다 실패한 정부 정책에 동원되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은 탈원전 정책에, 한국개발연구원·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은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지지에, 건보공단은 문재인 케어 실행에 총대를 멨다. 이런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사들도 정부 내 건전한 문제 제기보다는 정책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실패한 정책의 실행자라는 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임기가 남았다고 버틸 일이 아니다.

정부도 후속 인사를 하면서 순리에 맞는 적재적소 원칙을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정치적 보은 인사를 최소화하고 역량이 검증된 전문가를 중용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 안팎의 중요 직책에 검사 출신 인사를 과도하게 기용한다는 우려에도 귀를 열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금융회사 등 민간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대한 정부의 문제 제기에도 명분과 힘이 실릴 것이다. 공공기관장 인사 제도 개선 이전에 좋은 인사 관행 정착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