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안팎·실거주 단지' 거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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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해 거래 분석해보니올 들어 늘어난 서울 주요 지역별 아파트 거래는 10억원 안팎의 ‘5년차 이내 신축’ 또는 ‘30년 이상 재건축 단지’가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자 위주의 갈아타기 거래가 주를 이룬 것으로 해석된다. 강동·송파구 등에서는 회복세가 확산하는 반면 서초·용산 등은 극심한 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등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특례보금자리론 가능하고
'입주 5년 이내' 신축이거나
재건축 초기 단지에 수요 몰려
자녀 없는 부부·독신자가 매수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최다'
노원구는 월계동 삼호3차 32건
재건축 초기 아파트 거래량↑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별 올해 거래가 가장 많은 아파트에는 입주해 살기에 큰 불편이 없는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가 다수 포함됐다. 수요자들은 은마아파트와 같이 사업을 오래 추진하며 수리하지 않아 생활이 불편한 단지는 피하는 분위기다. KB부동산 시세 9억원 이하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는 단지의 거래 비중이 높았다.강남구에선 개포동 대치2단지가 올 들어 가장 많은 26건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선 드문 10억원 이내 전용면적 33~49㎡로 구성된 단지다. 최근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 등을 검토 중이다. KB시세 9억원 이하인 전용 33㎡ 거래가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달 8억원대 초반 급매물이 빠지고 이달 들어 거래가가 9억원까지 뛰었다. 개포동 석탑공인 관계자는 “갭투자는 별로 없었고 자녀가 없는 부부나 독신 직장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주로 샀다”며 “입주 후 30년가량 됐지만 관리는 잘된 편”이라고 말했다.
노원구에선 최근 안전진단 신청을 한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의 거래량이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용 33~59㎡로 구성됐고, 가장 큰 평수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전용 59㎡는 지난달 6억원대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고 최근 실거래가가 7억9000만원까지 반등했다.마포구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 중인 성산시영의 거래량이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시세 9억원 이하인 전용 50·51㎡가 지난달 많이 거래됐고, 이달 들어 10억원대 초반의 59㎡도 다수 거래됐다.
신축 단지 다시 찾는 젊은 수요자
입주 5년 차 이내 신축 아파트에도 수요자가 다시 몰리고 있다. 신축 단지는 2020~2021년 젊은 수요자의 ‘영끌’ 투자로 집값이 급등한 뒤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양천구에선 2020년 입주한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의 거래가 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용 84㎡의 KB시세가 8억9000만원이다. 다만 지난달 8억원대 84㎡ 급매물이 모두 팔리고, 호가가 9억원 이상으로 뛰었음에도 이달 10여 건의 거래가 더 이뤄졌다. 신월동 해뜨는공인 관계자는 “한때 14억~15억원 하던 84㎡가 10억원 아래로 떨어지자 저점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행정구역으론 신월동이어서 목동과 다소 멀지만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의 매수세가 몰린다”고 말했다. 올 들어 강서구에서는 2017년 입주한 마곡지구 힐스테이트마스터의 거래가 가장 많았다. 전용 59㎡가 9억원대에 다수 거래됐다.강동·송파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거래 회복세가 넓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잠실 일대 헬리오시티(62건), 파크리오(40건) 등을 중심으로 상당수 단지 거래량이 살아나고 15억~20억원대 물건도 다수 거래됐다. 강동구도 고덕그라시움(31건), 고덕아르테온(29건) 등 신축단지 거래가 많았다.일부 지역과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는 있으나 서울 전체 거래량은 여전히 지난 10년 평균치(2월) 5881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서초구 용산구 등에서는 여전히 ‘거래 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점 대비 30~40% 떨어진 대형 신축단지들은 바닥 다지기를 하겠지만 거래량이 미미한 나머지 단지가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