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롤스로이스 CEO 한국 찾는 이유…럭셔리·슈퍼카 판매량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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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롤스로이스 등 국내서 높은 성장세"한국 시장의 높아진 위상을 고려했다."
CEO 직접 방한해 한국 시장 중요성 강조
불황일수록 초고가 차량 구매 늘어
"일종의 보상심리…과시 소비 증가"
지난달 27일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벤틀리 뮬리너 바투르 프리뷰행사에서 전 세계 18대밖에 생산되지 않는 바투르를 공개하며 아태지역 중 한국 시장에서 최초 공개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가격이 25억원 정도인 바투르는 전세계 18대 중 한 대가 국내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8일 업계에 따르면 대당 3~5억원, 혹은 그 이상을 호가하는 초고급차 시장이 국내에서 성장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신차 계약 출시 취소가 속출하는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때문에 초고가 브랜드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방한하는 일도 잦아졌다.
벤틀리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총 775대를 판매했다. 특히 세단 플라잉 스퍼가 380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테이가가 208대나 팔렸다. 두 차량의 가격은 3억원 이상이다.
애드리안 홀마크 회장은 처음 서울을 찾아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벤틀리 차주들의 프라이빗 커뮤니티 공간 '벤틀리 큐브' 기념식에 참석했다. 홀마크 회장은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나라로, 서울에서의 벤틀리 큐브 오픈은 벤틀리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롤스로이스는 2019년 161대, 2020년 171대, 2021년 225대를 판매하며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한국은 3번째로 롤스로이스 판매량이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도 이달 한국을 직접 방문해 국내 럭셔리카 시장 수요를 직접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람보르기니도 남다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지난해 방한해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유행을 선도하는 시장이며 아시아의 창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2019년 173대에서 2020년 303대, 2021년 353대, 지난해 403대로 늘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약 3억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르스다.
포르쉐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해 연간 8963대를 판매해 수입차 '1만대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2월에만 1849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잘 팔린 모델로는 약 1억5000만원 정도인 SUV 카이엔이다.불황에도 초고가의 슈퍼카나 럭셔리카가 성장하는 배경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비싼 차가 많이 팔리는 경향이 깔려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력이 있는 일부 부유층에서 나오는 일종의 보상심리 같은 것으로, 큰 투자를 대신해 (비싼 자동차 구매로) 심리적으로 만족하겠다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불황일수록 자기 능력을 과시하는 소비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