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삼성SDI, 포드는 LG엔솔…숨가쁜 '배터리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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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GM과 8일 북미 합작공장 MOU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협력관계에 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대규모 합작공장 '잭팟'을 터뜨리면서 K-배터리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는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완성차 업체는 공급 리스크(위험)을 줄이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다.삼성SDI는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최윤호 사장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GM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합작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5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양사는 총 3조~5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6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삼성SDI가 북미 현지에서 완성차 업체와 합작 공장을 짓는 것은 지난해 4월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데 이어 두 번째다.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지역별·차종별로 전기차 시장 차별화로 인해 배터리 회사와 완성차 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업체들은 지난해 IRA 시행으로 전기차·배터리 관련 제조 시설은 최대 30%, 배터리·태양광·풍력 관련 부품 생산시설은 10% 세액공제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미국 포드가 튀르키예에서 SK온 대신 LG엔솔과 손을 잡은 데 이어 현지 경쟁사인 GM은 LG엔솔 대신 삼성SDI와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초 GM은 2019년 LG엔솔과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지금까지 합작공장 3개(총 145GWh 규모)를 가동 또는 건설 중이다. 네 번째 합작 공장도 LG엔솔과 협상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에 삼성SDI로 선회했다.LG엔솔은 대신 포드와 추가로 손을 잡았다. LG엔솔은 지난달 튀르키예에 포드를 비롯해 현지 최대 기업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드와 유럽 전진기지 '튀르키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SK온은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짓는 미국 공장 2곳 건립을 진행 중이다.
숨가쁜 '배터리 동맹'은 국내 기업뿐만이 아니다.포드는 'K-배터리' 기업들과는 별개로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도 합작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미시간주에 합작 공장을 세워 CATL의 리튬인산철(LFP)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볼보 역시 현재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삼성SDI와의 계약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트럭 등 볼보 상용차에만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주로 '테슬라 배터리'라고 알려져 있는 '4680' 배터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LG엔솔이 앞세우고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 대비 양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해 포드나 GM이 요구하는 막대한 물량을 맞춰주기 용이하다.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초기 단일 폼팩터(특정 배터리 형태)에 의존하던 완성차 업체들이 전체 라인업에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배터리 셀 선택의 다변화를 적극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