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강력범죄 표적…야간 손님 드물고 혼자 근무해 불안

밀양서 편의점 강도짓 40대 구속…전국서 범죄 증가 추세
불투명 시트지 붙여 불안전한 장소 돼…"관련 기관 상생노력 필요"
경남 밀양의 한 편의점에서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훔치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편의점을 상대로 한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점주와 종업원 불안이 갈수록 커진다.

밀양경찰서는 편의점에 들어가 강도질을 한 혐의(특수강도미수)로 40대 A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13분께 밀양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종업원 B씨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강도질하러 왔다"며 돈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B씨가 재빨리 비상벨 호출을 눌러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청 '범죄 발생 장소' 통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2019년 1만4천355건, 2020년 1만4천697건, 2021년 1만5천489건으로 증가 추세다.

2021년 기준 폭행 1천365건, 강제추행 226건, 협박 208건, 강도 39건 등 강력·폭력 범죄 유형도 다양했다. 지난 3일에는 오전 2시께 경기 시흥의 한 편의점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고 5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가 10시간 만에 붙잡혔다.

지난달 8일에는 오후 11시께 인천의 한 편의점에서 전자발찌를 찬 30대 남성이 업주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현금 2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기도 했다.
편의점은 주로 아르바이트생 혼자 근무하는 데다 밤 시간대에는 손님이 적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매출 대부분이 카드로 이뤄져 실제 현금은 많지 않음에도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다.

지난해 4월에는 경남 김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바나나와 8만원을 훔쳐 달아난 남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점주와 종업원은 불안을 호소한다.

특히 2021년 7월부터 외부에서 담배 광고가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편의점마다 불투명 시트지를 유리창에 붙이면서 범죄에 더 취약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창원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C씨는 "밖에서는 편의점 안이 잘 안 보이니 만약 내가 피해를 보면 큰일 날 수도 있겠다고 하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이 위급한 상황 시 아동과 여성을 임시 보호하는 안전지킴이집 역할도 하는데 불투명 시트지를 붙이면서 오히려 불안전한 장소가 돼버렸다"며 "호신용 장비를 구비하고 안전 예방을 하는 것 등 모두 점주의 몫이다. 보건복지부와 담배 업계 등 관련 기관의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