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시대' 끝나간다고?…서울 月거래 1만건대 회복

2월 거래량 최소 1만771건
한달 만에 855건 늘어나

가격 급락에 이사철 수요 몰려
반포자이, 9개월새 10억 떨어져
월세 선호 현상에 급감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4개월 만에 1만 건대를 회복했다. 작년보다 수억원 떨어진 전세 급매물이 쏟아진 데다 이사철 임대 수요가 살아나면서 전세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771건이었다. 전달(9916건)보다 855건 늘어난 수치다. 2월 거래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여서 최종 거래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전세 거래량이 1만 건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의 전세 거래가 124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송파구(943건) 노원구(868건) 강남구(776건) 강서구(717건) 순이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49.4%) 40%대로 떨어졌지만 올해 1월 56.5%, 2월 57.9%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은 8일까지 집계된 거래 기준 65.4%가 전세였다.

전세수급지수도 상승세다. 2월 넷째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62.4로 전주(61.7)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전세 수요가 많고, 낮으면 공급이 많다는 뜻이다.최근 전세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대규모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수억원씩 내린 전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127㎡는 지난해 4월 22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9억5000만원 낮은 12억5000만원에 새 세입자를 들였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전세 매물은 지난해 5월 최고가인 22억원에 계약됐지만, 지난달 12억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달에 전년 최고가(8월·10억원) 대비 4억원 낮은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전세 매물도 점차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8일 기준 4만9188건으로 지난 2일(4만9292건) 약 3개월 만에 4만 건대로 떨어진 뒤 1주일째 유지 중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1월 9일(5만15건) 5만 건대를 넘어섰고, 올 1월 12일에는 5만5882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급전세 매물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대폭 하락한 데다 봄 이사철 성수기까지 맞물리면서 전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교적 안전한 아파트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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